◎31가지 색상과 맛으로 신세대에 어필/재료 엄선 고급화 전략 20∼30대를 노린다미국에서는 그저그런 허름한 동네에 가더라도 공원벤치건 길모퉁이 간이의자건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제 이런 풍경은 한국에서도 낯설지 않다. 웬만한 동네면 분홍색의 「배스킨라빈스」간판이 보이고 편의점마다 「하겐다즈」의 냉동케이스가 있다.
종류가 다양해 「골라먹는 즐거움」이 있는 「배스킨라빈스」. 「고급스럽고 진한 맛」의 「하겐다즈」. 개성도 분명하고 판매전략도 다르다. 아직까지 「배스킨라빈스」가 앞서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2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배스킨라빈스」. 85년 (주)샤니가 미국과의 합작으로 설립한 「비알코리아」에서 생산하고 있다. 주원료는 국내 조달이지만 기술은 미국의 매뉴얼을 따른다.
지난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하겐다즈」는 91년부터 미국의 하겐다즈사에서 직수입하고 있다. 유지방함유량이 높은 프리미엄급 두 브랜드가 안전하게 국내에 상륙하게 된 비결은 제품력과 마케팅전략.
「배스킨라빈스」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색상과 맛의 유혹. 모두 80가지의 종류로 31가지씩 바꿔가며 3개월마다 3가지의 신상품을 개발해 역동적이고 신선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설탕 유크림 우유 등의 주재료는 같지만 아몬드 호두 딸기와 같은 부재료와 숙성방법의 차이가 맛과 색의 섬세한 차이를 가져온다. 가장 높은 판매율을 점하고 있는 「피스타치오」는 그린색의 크림에 굵은 아몬드가 곁들여져 보기도 맛도 시원하다.
「하겐다즈」의 가장 큰 특징은 고유지방, 고밀도의 진한 맛. 맛의 비결은 아이스크림의 공기함유량을 20%이하로 줄이는 별도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재료를 선정하는 데도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바닐라는 마다가스카르산, 딸기는 오레곤산, 커피는 브라질산, 초콜릿은 벨지움산의 원칙을 고수한다.
제품의 차이와 함께 마케팅전략도 차이가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체인을 통해 판매한다. 광고전략도 18∼23세의 신세대를 대상으로 경쾌하고 발랄한 분위기. 피스타치오 레인보우 샤베트 등 이름도 예쁘고 신세대답다.
「하겐다즈」는 편의점, 백화점, 레스토랑 등을 통해 판매한다. 냉동케이스를 제공, 하겐다즈 제품의 독특한 캐릭터를 유지한다. 광고전략은 20대 중반∼30대를 대상으로 다분히 귀족적이고 섹스어필한다. 떡 벌어진 어깨의 남자, 슈미즈차림의 여자가 사랑을 나누는 침실에서 「하겐다즈」는 달콤한 사랑을 더해 주는 것으로 나온다.
각자의 독특한 이미지로 시장규모 6백억원대를 넘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두 브랜드. 앞으로 그들의 양보 없는 싸움은 계속될 것이다.<유병률 기자>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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