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잠못드는 청소년들/하루 8시간 반 안자면/신체·정서발달 지장있다는데…『밤 늦게까지 방에 불이 켜 있어요. 공부하나 싶어 가보면 컴퓨터 통신을 하는 거예요. 아니면 친구랑 늦게까지 전화를 하거나 음악을 듣고. 아침에 일찍 깨워 학교에 보내려면 전쟁이예요』(고등학생 자녀를 둔 최원남씨·주부·52세)
『왜들 그렇게 안 자는지 모르겠어요. 책 본다, 형제끼리 이야기한다, 숙제한다고 12시는 되어야 잠이 드는 것 같아요』(초등학생 자녀를 둔 안형숙씨·주부·38세)
학급 모듬일기를 보니 학생들 대부분이 컴퓨터 통신을 하느라고 새벽 1시께 잠들어요. 숙제다, 과외다 쉴새가 없는데 잠까지 부족하니 체력이 말이 아니죠. 5교시면 잠자는 학생도 많지만 깨우기가 애처로워요.(D중 영어교사·28세)
요즘 청소년들 잠이 부족하다. 늦게 자는 습관도 문제다. 부모들과 생활리듬이 다르고 학교에 가면 오전시간에는 수업을 건성으로 들을 정도로 두뇌활동이 활발하지 않다. 입시가 이같은 청소년 불면을 더욱 부채질한다. 「4당5락」이라고 하여 대입 수험생의 시험준비 정도를 잠 덜 자는 것으로 가늠하는 사회분위기가 청소년을 더 수면부족으로 몰고간다.
최근 미국에서는 이같은 청소년 수면부족이 두뇌장애를 일으킨다는 연구보고가 나와 청소년 잠 많이 재우기 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지에 의하면 미국에서도 청소년 불면은 심각한 문제. 브라운대 심리·인간행태학 교수인 메어리 카스카돈 박사와 에이미 울프슨 박사가 로드 아일랜드의 13∼19세 청소년 3,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5%가 적정 수면량 이하를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 적절한 수면시간은 8시간 반. 조사대상자의 4명 중 1명은 평일에 6시간 반 이하로 잔다고 응답했다.
재미있는 것은 성적과 수면의 상관관계. 잠을 덜 자는 학생이 공부도 못했다. C학점 이하를 받는 학생은 평균 6시간 15분을 잤으며 주로 A와 B를 받은 학생은 7시간 반을 잤다. 수면부족은 청소년의 정서불안을 부채질하고 면역체계를 무너뜨리며 성격을 망치고 대인관계를 어렵게 만든다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청소년의 수면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학교건강협회 회원 100명과 학생 지도자 60명은 1일 코네티커트주 폼프렛학교에서 심포지엄을 갖기도 했다.
우리나라 15∼19세 청소년도 여자는 16.8%가, 남자는 22%가 6시간 이하를 자는 것으로 나타나 청소년 수면권장량에 크게 부족했다.(95 국민건강 및 보건의식 행태보고서)
교육전문가들은 인터넷과 컴퓨터 게임, 텔리비젼이 청소년들의 잠을 앗아가는 데다 맞벌이부부의 증가로 부모가 먼저 곯아떨어져 아이들을 자라고 채근하지 못하는 데도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과도한 숙제와 일찍 시작되는 학교수업도 부담을 준다. 수면전문가인 서울대의대 정도언교수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만성적인 수면부족상태는 이른 등교시간과 늦은 하교시간이 가장 큰 원인이다.
청소년기 수면이 학업성취도와 신체·정서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여 교육행정 차원의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서화숙 기자>서화숙>
□숙면비결 6
1.매일 운동하라. 아침이나 낮이 좋다. 가능하면 저녁의 격렬한 운동은 피하라.
2.커피 콜라 담배는 멀리 하라. 흥분제 구실을 한다. 술도 깊은 수면을 방해한다.
3.텔레비전을 켠 상태에서 잠들지 말라. 반짝이는 화면과 자극적인 내용이 숙면을 방해한다. 소리가 있어야 잠드는 성격이라면 클래식이나 명상음악을 들어라.
4.숙제를 못해서 고민이라면 차라리 일찍 잠들고 새벽에 일어나 하는 게 좋다.
5.낮잠이나 일요일에 늦잠 자는 것은 좋지 않다. 수면주기를 뒤흔들어놓기 때문이다.
6.담임과 상의하여 새벽 보충수업은 빠지게 하라. 대신 수업시간에는 멍하게 있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들어라.<자료 뉴욕타임스>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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