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음모인가 집요한 추적인가7월17일 뉴욕주 상공에서 발생한 TWA800여객기 폭파사건이 미 해군 미사일에 의한 격추라고 주장했던 피에르 샐린저가 관계당국의 완강한 부인에도 불구, 그의 견해를 굽히지 않고 있어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샐린저를 아는 사람이면 왜 그가 TWA기의 미사일 격추설을 들고 나왔는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프랑스계로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미국인」인 샐린저는 한때 사건 추적기자로 명성을 날렸던 이력에 걸맞게 지금도 의혹이 있는 분야는 집요하게 진상을 파헤치고 있기 때문이다.
샐린저가 당국의 부인과 「지나친 상상력」이라는 일부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TWA기 피격사건에 집착하고 있는 실제 이유는 사고기가 당시 파리로 향하고 있었으며 승객들의 대부분이 프랑스인이었다는 사실 때문인 듯 하다.
샐린저가 제기한 미 해군 미사일에 의한 TWA기 격추설은 사고 직후부터 인터넷에 등장한 수많은 음모설 가운데 하나를 되풀이 한 데 불과하다. 이중에는 『화이트워터 사건과 관련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친구 2명이 사고기에 타고 있었으며 TWA기 격추사건은 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사전 각본에 따라 저질러 졌다』는 주장까지 포함돼있다.
샐린저의 주장이 인터넷상의 다소 황당한 음모설 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있음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그의 경력이 워낙 다채롭고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71세의 고령에도 늘 시가를 입에 물고있는 그는 세계 최대 홍보자문 회사인 버슨 마스텔러의 부회장으로서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며 정력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얼마전에는 한국정부와 국가 이미지 광고제작을 위한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35세에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공보비서로 발탁돼 그가 암살당하는 순간을 목격하기도 했다. 샐린저는 자서전 「후기―어떤 회고록」에서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의 활약상 등 다채로웠던 자신의 일생을 반추하고 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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