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최규하는 제3차 소환명령에 대해 불응한다는 뜻을 알려왔습니다.재판부는 증인이 임의로 출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례 없이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고, 증인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신문받을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구인하지 않을 것이니 명예롭게 임의출석 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모든 노력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그리고 소용돌의의 핵심에 있었던 증인의 진술이 갖는 소송법적 중요성이라는 두가지를 조화시키려는 고심에서 우러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 이제 마지막 조치, 즉 증인에 대한 강제구인 문제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첫째로 제3차 소환을 명할 때 밝힌 바와 같이 증인의 이번 불출석 역시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돼 왜 증언할 수 없다는 것인지 물어보아야만 하게 됐습니다.
둘째로 증인의 불출석을 방치한다면 그동안 법원에 출석해 증언한 많은 증인들, 그리고 수사과정에서 진술한 수많은 참고인들로 하여금 재판에 협력한 것을 후회하게 만드는 사태를 빚을 우려가 있습니다. 증인의 불출석이 관철된 것으로 보도되자마자 당장 이 사건의 관련재판에서 두사람의 증인이 출석을 기피한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재판부는 더 이상 증인에 대한 예우만을 고집할 수 없습니다.
셋째로 제3차 소환명령이 있은 이후 증인이 『이 사건을 내란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한 중대발언이 측근 인사를 통해 신문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증인이 법정외에서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증인은 측근인사에게 그런 말을 한 일이 있는지 여부 정도는 최소한 소송절차에서 확인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재판장은 무거운 마음으로 증인의 구인을 명령하는 바입니다. 이는 증인으로 하여금 진실을 말하여 주도록 설득하는 마지막 조치이고 노력일 뿐이지 증인의 불출석이나 증언거부에 대해 제재를 과하려는 의도가 결코 아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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