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브룬틀란트 등 후임 거론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이 12일(현지시간) 안전보장이사회 협의를 시작으로 초읽기에 들어간다. 12월 31일로 5년 임기를 마치는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현 사무총장이 관례대로 재선될지 아니면 새 인물이 선출될지 여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유엔 사무총장 선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부트로스 갈리 총장에 대한 끈질긴 반대의사에는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중 한 나라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의 연임은 불가능하다.
미국은 그가 『사사건건 미국의 이익에 반대되는 독자노선을 걸어왔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러나 그는 바로 이러한 이미지 때문에 제3세계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프랑스와 중국, 러시아는 물론 독일도 그의 연임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미국은 5월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을 통해 그에게 연임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97년말 75세 생일때까지 1년간 임기를 연장해 주겠다고 「유화책」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이 제안을 그 자리에서 거부했으나 최근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미 (유엔 조직에 관한) 중요한 개혁을 시작했기 때문에 이를 지속하기 위해 3년 더 임기를 유지했으면 한다.
그러나 내 작업을 끝내지 못하면 그 이전이라도 물러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정면대결에서 후퇴, 모종의 타협을 추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새 총장 후보로 물망에 오른 인사는 우선 가나 출신의 코피 아난 유엔 사무차장(58)을 들 수 있다.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을 원만하게 이끌어 왔으며 미국으로부터도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오가타 사다코(서방정자) 유엔 난민고등판무관, 그로 브룬틀란트 전 노르웨이 총리(57), 메리 로빈슨 아일랜드 대통령(52) 등 세 여성도 강력한 후보로 등장하고 있다. 단 오가타의 경우 일본인이어서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라라 오투누 전 우간다 외무장관과 탄자니아 출신 아프리카단결기구(OAU) 사무총장 살림 아흐메르 살림도 거론되고 있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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