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국회가 개원한지 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우리 국회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선진의회상을 구현하는데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물론 아직도 미흡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며 간혹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경우도 없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그런 점에서 그동안 우리 국회가 기울여온 노력을 점검해 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함께 생각해보는 것은 매우 의의있는 일이라고 하겠다.
첫째 국회는 그동안 「연구하는 국회상」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할 수 있다. 14대 국회에서 22개에 불과했던 의회연구단체가 15대에서는 34개로 증가했다.
둘째 「생산적인 의정상」을 구현하기 위해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국정감사에서 인기위주의 한건주의나 폭로성 발언이 과거보다 줄어들었다. 대정부질문에서도 정치성 공격이나 의제를 벗어난 질의보다는 민생 등 국민적 관심사에 대한 심층진단과 함께 수준높은 처방과 대안도 많이 제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셋째 「원활하고 조화로운 의정운영」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중복을 피한 핵심위주의 질의로 발언시간이 비교적 잘 지켜졌고 본회의장의 소란행위 등도 거의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본회의에서 대정부 질문에 나선 의원 55명중 초선이 22명이나 되어, 이들의 참신함과 전문성이 다선들의 원숙함과 조화를 이룬 것도 특기할만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그동안 의정운영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과제 역시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지적에 겸허히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먼저 의원들의 잦은 이석은 반드시 시정돼야 할 것이며 의회의 권위와 품위를 지키기위해 의원들 스스로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의원입법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필요할 경우 제도보완도 강구돼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의원들의 꾸준한 노력이 요청된다 하겠다.
이번 국회가 과연 선진의회상을 구현할 수 있는가는 이제 진행되고 있는 예산심의 결과에 달려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대표없이 세금없다」는 고전적 명제에 비추어볼 때 예산심의는 의회의 가장 큰 임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민생과 직결되는 예산심의를 다른 정치문제와 연계시켜 정치협상의 볼모로 삼아 결과적으로 예산을 소홀히 다루게 된다면, 국민들로부터 매서운 질책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본다.
이제는 대화와 타협에 의한 절충과 함께 다수결원칙이 확고히 정착돼야할 시점에 와있다고 하겠다.
다수는 금도를 가지고 소수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야 하겠지만, 최종적으로는 다수결원칙에 승복하는 의회민주주의 본연의 풍토가 조속히 정착돼야 할 것이다.
예산심의 등 중점사안이 집중된 후반부 정기국회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기대와 함께 걱정어린 눈으로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욱이 내년으로 다가온 대선과 맞물려있는 정기국회이기 때문에 더욱 국민적 관심이 집중돼있다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정기국회가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각오를 새롭게 하여 유종의 미를 거둠으로써 성숙된 선진의회상을 구현해야한다는 것은 결코 국회의장 한 사람의 바람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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