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랴 연습하랴 힘들지만 그래도 무대에 서면 신나요그룹사운드 「갭스」(GAAPS). 젊은 연예인들이 하도 봇물처럼 쏟아지니까 또 요사이 나온 무슨 가수인가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천만에도 이들은 모두 직장인, 그것도 일 많기로 소문난 종합상사에서 근무하는 젊은이들이다.
(주)대우 회계본부에 근무하는 30대전후 남녀 직원 6명이 올 6월 결성한 「갭스」의 리더는 무역회계부 송명석 과장(33). 대학시절 한양대 응원부밴드로 활약하며 기타리스트를 꿈꾸기도 했던 그는 올 4월 청평에서 열린 부서 「팀빌딩」(토론회를 겸한 야외 친목모임)에서 박영호(28), 김성곤(27) 사우와 호흡을 맞춘 것이 인연이 돼 그룹을 결성했다. 부인 눈치를 보느라고 남자사원은 한푼도 보태지 못해 여자사원 이희경(25) 이수연(20)씨 2명이 신용카드 12개월 할부로 300만원어치 중고 악기를 구입해 연습에 나섰다. 연습실이 없어 회사 인근 빌딩의 옥탑창고를 전전했고 연습으로 뺏긴 시간을 채우느라 야근을 밥먹듯이 했다. 하지만 9월 사내 여자사원 모임인 「청미회」가 자선기금 마련을 위해 연 「일일호프집」 무대에서 데뷔 연주를 가진 뒤 열화와 같은 인기를 얻었다. 이달 28일에는 (주)대우와 자매결연한 경기 포천의 한 육군부대에 위문공연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회계용어를 변용한 「갭스」(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layers)라는 이름을 지어준 부장의 후원이 컸다』는 송과장은 구성원을 늘려 내년부터 사내 동호인모임으로 새출발할 것이라며 흐뭇하게 웃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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