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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인생 미국인의 ‘태권도 보은’/LA근교 거주 로버트 어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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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인생 미국인의 ‘태권도 보은’/LA근교 거주 로버트 어브씨

입력
1996.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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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사범에 57만달러 상속암으로 시한부인생을 살고 있는 미국인이 7년전부터 태권도를 가르쳐준 한인에게 우정의 선물로 57만여달러(4억7,310만여원)의 재산을 사전상속했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라크레센터에 사는 로버트 어브씨(49)는 5년전 발견된 위암이 악화, 회생이 어렵자 유언장을 만들어 태권도사범인 제임스 오씨(36·한국이름 오점근·화랑태권도장 대표)에게 신탁기금 원금 20만달러와 이자 37만여달러를 기증했다.

유언장은 어브씨가 혼수상태에 빠졌던 9월초 그의 변호사를 통해 오씨에게 전달됐다. 오씨는 고사했지만 어브씨는 『태권도 보급을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한다』며 오히려 오씨를 설득했다. 오씨는 그의 뜻을 기려 태권도대학을 설립하기로 약속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소속 수중폭파요원으로 월남전에 참전하고 연방비밀경호원도 지냈던 어브씨가 오씨와 인연을 맺은 것은 89년. 한국태권도 챔피언이었고 88년 월드컵 세계무술대회에서 우승한 오씨가 도장을 열자 「용감하게」 도전장을 던졌다가 발차기 한 방에 늑골 2개가 부러지면서부터다. 태권도의 위력을 안 그는 오씨와 친밀하게 지냈고 한국의 자니윤쇼 등 각종 TV프로그램에 오씨가 출연할 때 빠짐없이 동행했다.

대장 신장 등으로 암세포가 퍼져 죽을 고비를 6번이나 넘기면서도 그는 태권도수련을 계속했다.

태권도로 암세포와 싸워온 어브씨의 소망은 태권도사범의 명예를 얻게 되는 12월7일 승단대회때까지 살아있는 것. 현재 태권도 3단인 그는 『사범이 되는 것은 생애 최대의 영광』이라며 『마지막 입고 갈 옷도 태권도복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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