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단계 북 지원 국민정서 허락안해”/잠수함 침투때 미 국무 “당사자 자제 촉구” 발언엔 실망김영삼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케빈 설리번 워싱턴포스트 도쿄(동경)지 국장과 특별회견을 갖고 북한 잠수함침투사건 이후의 한반도정세와 한미관계 등에 관한 질문에 답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요내용이다.
―최근 잠수함침투사건으로 한국이 보다 강한 대북 강경노선을 취하고 있는 듯한데 이는 올바른 평가인가.
『우리 국민은 이 사건으로 대단히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측은 경찰 1명과 군인이 12명이나 희생됐으며 그중에는 대령도 1명이 있었다. 민간인도 4명이나 사망했다. 그 외에도 많은 부상자가 발생해 국민들에게 상당히 큰 충격을 주었다』
―잠수함 침투사건으로 대북정책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가.
『국방비를 증액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국방예산은 국민총생산(GNP)의 3.2%인데 이는 주변에 적이 없는 영국의 3.7%보다도 낮은 비율이다. 북한은 자나깨나 적화통일이 목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북한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을 하지 않겠다고 확실히 보장하지 않는한 우리는 대북지원을 유보할 것이다』
―임기중 남북대화의 가능성이 있는가.
『그것은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있다. (잠수함 침투와 같은 사태를)재도발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사과를 하면 고려할 수 있지만 북한은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 하루에도 13시간이나 남한을 비방하는등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
―대북 지원은 중단하고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사업은 이행하겠다는 것은 서로 상충되지 않는가.
『그렇지 않다. 한미안보협의회에서 양국국방장관이 KEDO사업도 일단 유보하기로 했다. 시간을 더 가지고 보겠다는 것이다. 현상황으로는 (우리 기술자 파견시) 안전에 전혀 자신이 없다』
―그렇다면 기술자 파견이나 재정지원을 유보하겠다는 것인가.
『결국 그렇게 될 것이다. 우리가 안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태도전환이 없이는 지원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우리 국민들의 정서가 허락하지 않는다』
―경수로 사업은 빌 클린턴 미 행정부의 자랑스런 업적인데 한국의 이러한 태도는 한미관계에 문제를 야기하지 않겠는가.
『이는 미국과 충분히 논의, 합의된 사항이다.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하겠다는 것은 윈스턴 로드 국무차관보 방한 때와 연례 안보협의회에서 협의된 사항이다』
―그러면 원칙적으로는 KEDO사업을 추진하겠지만 실제로는 북한태도가 변한 다음에 시행한다는 것인가.
『그런 얘기다. 이미 미국과 합의된 사항이다』
―찰스 카트만 국무부 부차관보는 이런 상태에서는 4자회담 개최를 기대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는데 이에 동의하는가.
『(우리는) 아직까지 4자회담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는 계속 유효하다. 북한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피해온 것인데 그들이 정말로 한반도와 관련한 대화를 바란다면 4자회담에 응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사과가 없이도 4자회담의 개최가 가능한가.
『재발방지 약속과 함께 사과 해야한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개입정책과 억제정책을 병행하고 있는데 한미공조 상태는 어떠한가.
『한미동맹관계에는 한치의 어긋남도 없다, 한미간 틈새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북한이 오판하는 것이다. 나는 클린턴 대통령을 5번이나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고 마닐라에서 6차 정상회담을 갖게된다. 북한이 한미간에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다』
―로버트김의 기밀누설 사건에 대해 한국인은 미국이 정보를 안주니까 그렇게 된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미국이 한국과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고 생각하나.
『이 사건에 관련된 해군장교는 전역조치 했다. 우리는 미국과 풍부한 정보교환을 하고 있다. 이 사건은 개인의 문제다』
―한국정부와 무관하다는 얘기인가.
『분명히 우리와는 전혀 관계도 없고 관심도 없다』
―잠수함 침투사건이후 북한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충분했다고 보는가. 또 「모든 당사자」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던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크리스토퍼 장관의 발언은 우리 국민을 실망시켰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의 행동을 분명한 침략행위로 비난한 것이다』
―한반도에 전쟁가능성이 있는가.
『국토가 좁기 때문에 국지전이라도 전면전화할 가능성이 높다. 여러 형태의 정보를 접하고 있지만 북한은 도저히 예측을 불허하는 집단이다. 더구나 군이 힘을 가지고 있으므로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해상경비 태세에는 만족하는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해안의 철조망을 철거한 바 있는데 앞으로 필요한 곳에는 다시 철조망 공사를 하겠다. 북한의 침투에 대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북한이 대통령을 꼭두각시, 매국노라고 비방하는데 대해.
『정상적인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것은 초월해야 한다. 공산주의 집단은 그런 집단이다. 심지어는 나를 죽이겠다고까지 협박한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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