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할머니 “언제 또 올거여”/본사·한국야쿠르트 「외로운 노인 건강확인 방문운동」 큰 호응/이웃사랑 나누는 따뜻한 말벗/지팡이 의지한채 아쉬운 배웅/올 14만명 혜택… 내년부터 50여만명 확대『언제 또 올 거여?』
78세의 권영숙 할머니. 관절염 때문에 지팡이 없이는 거동하기도 불편하지만 매주 3번 찾아오는 야쿠르트판매원 강순분씨(50·서울 서초구 양재동)가 돌아갈 때면 꼭 대문밖까지 따라 나선다.
한국일보사와 (주)한국야쿠르트가 공동으로 펼치는 「외로운 노인 건강확인방문운동」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함께사는 사회, 함께사는 세계」를 이루기 위한 사랑나누기이다. 한 달에 3천원의 후원금을 내는 이웃의 도움으로 10월부터 건강확인방문 혜택을 받고 있는 권할머니도 식지 않은 이웃사랑을 확인하고 있다. 서울하늘 아래서 가장 궁벽하다는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8지구 벌집에 혼자 살기 시작한 것은 3년전 아들의 사업이 부도나면서부터. 방배동에 있던 집과 공장이 날아가고 아들은 공사장으로, 손자들과 며느리는 단칸방을 얻었다. 권할머니도 겨우 누울만한 벌집을 얻어 하루하루를 보내기 시작했다.
가장 큰 고통은 외로움. 다리가 불편하거나 찬 물에 손을 담그고 손수 끼니를 해결하는 일보다 찾아주는 사람이 없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다. 그런데 말벗이 생겼다. 한국야쿠르트 강남지점 개포직매소 판매원 강순분씨가 할머니의 남부끄러운 외딴방에 이틀에 한 번씩 찾아와 야쿠르트를 전해주고 말벗이 되어준다.
강씨가 올 때쯤이면 자꾸 문쪽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나 강씨의 손을 오래 잡기가 미안하다. 강씨는 구룡마을에 홀로 사는 노인 64가구를 전부 돌아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노인들에게 야쿠르트라도 전해주면 좋겠지』하는 생각에서 노인과의 만남을 시작한 강씨는 권할머니를 뒤로 하고 발을 떼기가 힘들다. 그래서 권할머니와의 작별은 언제나 길다.
한국야쿠르트에 운동본부를 설치, 전국 65세이상 거택보호자 14만명을 대상으로 전개하는 「외로운노인 건강확인방문운동」은 각계의 호응을 얻고 있다. 누구나 후원자 자원봉사자로 참여할 수 있으며 1계좌의 후원금은 월 3천원으로 서울의 경우 관할구청이 접수한다.
이 운동은 내년부터 거택보호자나 다름없는 50여만 불우노인에까지 확대된다. 외로운노인 건강확인방문 운동본부 (02)3449―6411∼5<이동훈 기자>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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