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대통령공화의회 지지 두 집단간 갈등구조 깊어미 선거결과 민주당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백악관을 다시 차지하고 공화당이 의회를 종전대로 장악함에 따라 탄생한 「권력의 분할 구조」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 미국사회에 두개의 거대한 충돌그룹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두 충돌그룹은 공통분모를 거의 갖고 있지 않아 예산적자나 사회복지 감세 등의 주요이슈마다 이견을 노출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미국정치가 매우 험난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선거결과에 대한 일반적인 분석은 유권자들이 클린턴 대통령의 능력은 인정하되 윤리적 측면은 불신, 그의 권력독점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공화당의회를 선택한 것이라는게 주종을 이루었다. 따라서 백악관과 의회는 사안에 따라 협상을 통해 균형잡힌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했다. 비록 우여곡절을 겪기는 하겠지만 타협가능성에 비중을 둔 분석이었다.
그러나 분할된 권력을 탄생시킨 근저에는 두 충돌그룹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은 두 그룹간의 타협가능성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진다. 두 충돌그룹의 존재는 AP통신과 미국의 주요 방송사(ABC CBS CNN NBC 등)가 투표당일 1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합동 출구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확인됐다. 클린턴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지지자들은 여성, 가톨릭신자, 독신자, 이념적으로 중도 및 자유주의자, 흑인, 히스패닉이 주를 이루었다. 반면 남성, 고소득층, 백인, 기독교신자, 미래에 대한 비관주의자, 총기휴대 찬성론자들은 공화당의원 후보들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쪽 지지자들을 성별로 보면 클린턴 지지자는 여성이 58%였고 공화당 의회지지자는 남성이 53%로 나타났다. 여성이 클린턴 대통령을 재선시켰고 남성이 공화당의 의회장악을 가능케 했다. 인종별로는 클린턴 지지자중에 흑인과 히스패닉이 24%를 차지했으나 공화당의회 지지자는 92%가 백인이었다. 정부역할에 대해 클린턴 지지자는 60%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공화당의회 지지자는 73%가 현재보다 「작은 정부」를 요구했다.
정책 면에서 클린턴 대통령 지지자는 교육과 의료 등 사회보장제 확충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모두 정부에서 돈을 더 많이 써야하는 항목이다. 공화당의회 지지자는 세금과 균형예산을 꼽았다. 정부지출을 줄이고 세금도 삭감하라는 주문이다. 이같은 대립은 같은 백인사이에서, 같은 남성이나 여성사이에서 갈리는 의견차이와는 다르다. 즉 동질집단간의 의견차이가 아니라 이질집단간의 갈등이라는 점에서 대립구조가 보다 고착화, 양극화해있다.
클린턴이 골깊은 분열을 어떻게 봉합해나갈지 관심이 크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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