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실 몇층인지 모르겠어” 당 지도부 겨냥 뼈있는 농담8일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신한국당 상임고문단 회의에는 대권주자들이 상당수 참석, 「단합모색」이라는 당초 취지를 무색케할 정도로 뼈있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대다수 참석자들은 고문단회의 위상문제 등 당운영방식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홍구 대표를 겨냥한 은근한 신경전이었다.
회의에는 13명의 고문중 부산·경남지역 중소기업 채용박람회 일정으로 불참한 최형우 고문을 제외한 12명이 참석했다. 당초 부산 동아대 특강때문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던 박찬종 고문은 일정을 조정해 합류했다.
먼저 회의장에 도착한 민관식 고문이 『워낙 오랜만에 나오니 고문실이 몇층인지 모르겠더라』고 운을 떼자, 김윤환 고문은 『내가 대표할 때는 한달에 한번씩 고문단회의를 열었다』며 당지도부를 겨냥했다. 이어 박고문이 회의장에 들어서자 김고문은 웃으며 『한바퀴 돌면서 인사하라, 인사성이 없어서 대통령 하겠나』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잇따라 도착한 이한동·이회창 고문도 『대권주자들은 한바퀴 돌면서 인사하라』는 다른 고문들의 말에 따라 좌석을 돌며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이어 30여분뒤 이대표가 나타나자, 김윤환 고문은 『고문들에게 당정책이나 운영에 대해 설명하고 우리의 의견도 들어야하지 않느냐』고 말문을 열었다. 이한동 고문도 『당헌·당규에 고문단 기능이 명시돼있다』고 가세했다. 이만섭 고문 등은 『민주적 정당운영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구당개편대회에 고문중 누가 참석하느냐는 문제는 지구당위원장에게 일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락주 고문은 『연사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다른 말을 하니 문제가 생긴다』고 대권예비주자들에게 제동을 걸었다.
이대표는 『앞으로 고문단회의를 한달에 한번씩 정례적으로 열겠다』며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 지구당대회는 검소하게 치르겠다』고 말했다. 이대표가 밝힌 「검소한 행사」는 고문겸 대권예비주자들의 자제를 은연중 내비치는 뜻이다. 그래선지 이대표가 주최한 고문단 오찬모임에는 대권예비주자들이 선약을 이유로 모두 불참했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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