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체 경쟁력 회복 숨통 기대올들어 강세기조를 유지하던 미달러화가 미국 대통령선거를 기점으로 약세로 반전, 「엔저(엔화약세)」행진이 주춤하고 있다. 이에따라 최근 상승일변도이던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도 한풀 꺾이고 「엔저」로 고전했던 수출업체들도 경쟁력 회복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엔화환율이 전날 112.3엔에서 111.8엔(하오 8시 현재)으로 0.5엔이 떨어졌다. 이는 미국 대통령선거에 앞서 달러당 114.36엔(10월29일)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엔저」에 급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처럼 달러화가 강세(엔화약세)에서 약세로 반전되기 시작한 것은 미국 경제성장의 둔화와 일본경제의 회복가능성등 미·일 양국의 경제상황이 달러의 추가 강세를 기대하기 힘든 쪽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달러강세·엔화약세의 원인이 돼왔던 양국간 금리차가 일본경제의 회복과 미국 경제성장의 둔화로 좁혀지게 되면 달러강세가 유지될 수 없다는 판단이 달러를 약세로 반전시킨 것이다.
또한 대선전에 「강한 달러, 강한 미국」의 슬로건을 내세웠던 클린턴 정부가 대선이 끝난 뒤 「엔저」로 고전하는 국내 산업부문의 불만을 덜어 주기 위해 환율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달러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또한 일본정부와 기업들도 더이상의 「엔저」를 바라지 않고 있다. 도요타(풍전) 일본경단련회장은 지난달 31일 『미 달러화의 추가적인 강세는 바람직하지않으며 달러당 100∼110엔수준이 적정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사카키 바라 일본대장성 국제금융국장도 7일 『지난해 곤두박질쳤던 달러가 그동안 충분히 조정된 것으로 보이며 대장성은 더이상 엔화의 추가적인 약세를 유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더이상의 엔화약세를 원치않는 것은 엔화약세(엔화절하)가 지나치게 진행될 경우 한꺼번에 절상압력이 폭발, 지난해 4월과 같은 「슈퍼엔고」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일본기업들은 이미 해외수출기지로 많이 빠져나가 반드시 엔화약세가 이롭지만은 않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도쿄 홍콩 싱카포르 런던 등 대부분 국제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달러당 엔화환율이 내년말 103∼110엔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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