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영유권 주장 계속·북한 달래기 나설듯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총리가 재선되고 자민당 단독정권이 3년3개월만에 부활했다. 하시모토 2기 내각의 형태는 자민당 단독정권이지만 내용은 더욱 복잡해진 일곱 색깔의 무지개 형국이다. 「여당성 야당」인 사민당과 사키가케, 보수계 무소속 교섭단체인 「21세기」의 각외협력에다 캐스팅 보트를 쥔 민주당의 정책별 지원사격 없이는 국회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중 사안별로 연합할 민주당은 자민당과 협조하지만 신진당, 공산당과도 야당정책을 협의한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야당인 신진당에는 자민당 복귀세력, 민주당과의 연대를 모색하는 구민사당그룹이 남아 있고 사민당에도 민주당 합류파가 존재하는 등 정국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여기에 자민당 단독정권이 들어서면서 자민당내 구 5대 파벌도 되살아나 일본 정국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 분명하다.
한마디로 하시모토 2기정권은 7대 정당·5대 파벌의 정략·정책 모자이크에 의해 움직이게 됐다. 그러나 어느 한 세력이 전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춘추전국의 정계구도 덕분에 오히려 하시모토 총리가 자신의 스타일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시모토 총리는 우선 내정분야에서 선거공약대로 대대적인 중앙 성·청 통폐합과 규제완화를 단행할 것이 확실하다.
공약준수에 정치생명을 걸었던 선거전으로 미루어 독도영유권 주장에 있어서도 발언수위를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3당연립 때 정책합의로 명시했던 북한과의 국교정상화 추진은 사민당과의 합의사항에는 빠졌지만 「아시아외교 중시」라는 표현 속에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과의 우호관계를 중시하고 남북관계의 기류를 고려해가며 북한과 접촉을 재개하는 대한반도정책 기조는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일본 외무성 주변에서는 강경일변도로 치닫는 한국의 주장과는 한발 떨어져 북한 달래기를 모색하는 미국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한의 경수로를 조기착공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당연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해 진도를 나간 만큼 「자주외교」를 표방해온 하시모토 총리 2기 정권도 클린턴정부와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
클린턴과 하시모토의 재선으로 일단 안정된 것처럼 보이는 한·미·일 관계는 필리핀서 열릴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김영삼대통령과 미일 정상과의 회동을 통해 재정립될 전망이다.<도쿄=신윤석 특파원>도쿄=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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