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비협조로 균형예산·의료보장 난항 예상『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면 내년의 절반가량은 (스캔들과 관련된)수사를 받는데 보내야 한다』 밥 돌 공화당 대통령후보가 선거직전 했던 비수같은 예언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선거 열기가 채 식지 않은 6일 트렌트 로트 미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는 클린턴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105회 의회가 내년초 개원하는 즉시 민주당의 외국기업 헌금문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할리 바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장도 이에 가세,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는 클린턴행정부의 도덕성문제를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독오른」공화당의 포문이 벌써부터 클린턴을 정조준하고 있는 형국이다.
66년만에 상·하양원의 다수당 지위를 4년 연속 장악하게 된 공화당이지만 사실 이번 의회 선거에선 기사회생한 것이나 진배없다. 클린턴행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권력 견제심리가 의회 선거에서의 결정적 승인으로 작용했을 뿐이다. 돌의 확실한 대선 패배가 역으로 공화당의 양원 장악에 「자양분」으로 작용한 셈이다.
오히려 유권자들은 올해 중반까지 공화당의 대표격인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의 극우성향에 우려를 표해 왔다. 공화당이 이번 하원선거에서 226석을 기록, 현의석보다 오히려 10석이 줄어든 것도 이같은 「반사이익론」을 입증하는 결과다.
대선패배를 담보로 의회선거에서 승리한 만큼 향후 공화당의 총공세는 클린턴의 각종 스캔들에 「탄착점」을 형성할 전망이다. 우선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선거기간중 인도네시아기업 등에서 받은 불법 선거자금의혹문제가 공화당 의원들에 의해 집중 추궁될 전망이다.
또한 미연방수사국(FBI)의 공화당 요인 비밀 인적자료 누출사건인 「파일게이트」와 클린턴부부의 부동산개발 비리의혹인 「화이트워터사건」 등도 공화당 의원들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공산이 크다. 실제로 파일게이트를 조사할 하원특별위 위원장내정자인 댄 버튼 의원과 화이트워터 특별위 위원장 알폰스 다마토 상원의원은 『타협없는 철저한 수사를 벌이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클린턴으로선 순탄한 정책협조도 기대하기 힘들다. 균형예산문제와 의료보장제도개혁 등 산적한 과제를 처리하기 위해선 의회의 협력이 절대적이지만 공화당측이 순순히 타협해 줄 리 만무한 까닭이다. 결국 여소야대의 무거운 짐을 어깨에 또다시 걸머멘 클린턴의 집권 2기 행보는 그만큼 힘겨울 수 밖에 없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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