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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영 마무리 기회달라”/대우 김 회장 눈물겨운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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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영 마무리 기회달라”/대우 김 회장 눈물겨운 호소

입력
1996.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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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은 7일 열린 공판에서 자신이 처한 입장을 조목조목 밝히면서 대우그룹의 모토인 「세계경영」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김회장은 서구언론이 이번 사건을 악의적으로 보도, 해당언론사와 기자를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회장이 밝힌 서구언론은 영국 우크라이나 폴란드의 일부 언론사들로 「뇌물 기업인이 이 땅을 오염시키고 있다. 정부관료들은 이를 모르고 김회장을 만났다」 「김회장이 국외추방되거나 망명할 계획이다」 「김회장에게 사형이 선고됐다」는 등 악의적인 오보를 하고 있다는 것.

김회장은 이같은 보도로 현지업체가 400여개에 달하는 대우의 「세계경영」은 물론 프랑스 톰슨사 인수작업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결정된 프랑스 톰슨사 인수가 부정적인 여론에 휩싸여 국가적인 손실이 예상된다는 논리도 폈다.

김회장의 주장은 최소한 실형은 피하고 대우에 동정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이양호 전 국방장관 비리사건으로 석진철 전 대우중공업 사장이 로비자금 3억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된데 이어 자신마저 실형이 확정되면 기업이미지가 하향곡선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해외에서 대우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실형이 선고되면 국가적으로도 손해임을 부각시키자는 의도도 깔려 있다. 김회장이 현재 400여개 해외공장의 매출액 135억달러를 2000년까지 400억달러이상으로 올려놓겠다고 밝힌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법정에 나왔던 대우측 관계자들은 김회장의 눈물겨운 호소가 좋은 결과로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내가 있어야 대우가 있다」는 김회장의 논리가 과연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수백만원의 뇌물을 준 사람은 실형을 살고 수백억원의 뇌물을 건넨 사람은 석방되는 현실은 법적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많기 때문이다.<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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