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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국방의 「자가당착」/송용회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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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국방의 「자가당착」/송용회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6.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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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국방장관의 「모스크바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공비사살 당시 러시아를 방문중이던 김장관은 5일 상오 기자간담회에서 소식을 전하면서 갑자기 『잠수함침투를 막지 못했거나 눈 앞에 적을 보고도 놓친 책임자는 전역은 물론 군법회의에 회부하겠다』고 말해 기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김장관의 발언이 국내에 보도되자 치열했던 공비소탕작전을 마치고 한 숨 돌리던 군관계자들은 경악했다는 후문이다. 일부 군관계자는 『공비들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수십일동안 숲속에서 추위에 떨다가 결국 막대한 아군사상자를 내고 소탕에 성공했는데 장관이 외국에서 책임자 처벌부터 거론했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야당까지 김장관의 발언을 비난하고 나서자 국방부측은 7일 『군기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신상필벌이 필수적이라는 장관의 평소 소신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명 역시 궁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장관은 잠수함침투사건이 발생한 9월18일부터 지난달 9일 버섯을 따러간 민간인 3명이 살해당했던 시점까지 합참의장 겸 공비소탕작전 최고책임자인 통합방위본부장이었다가 지난달 17일 이양호 전 장관의 후임으로 국방장관이 됐다. 당시 군내에서는 『공비침투지역을 관할한 오영우 1군사령관과 이호승 8군단장이 전역되거나 보직을 받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라는 뒷말이 무성했다.

김장관은 또 모스크바 기자간담회에서 대령급을 비롯해 14명의 피해자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 정도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을 아연케 했다. 김장관의 말처럼 고도의 훈련을 받은 공비를 잡는 과정에서 아군측의 피해는 불가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병들의 생명을 그 누구보다 아껴야 하는 국방장관의 언동으로서는 너무도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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