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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미신/유동희 국제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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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미신/유동희 국제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6.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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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가 「역시나」가 된 이번 미국 대선결과로 미 대선 징크스 하나가 깨졌다. 대선이 치러지는 해에 뉴욕 양키스팀이 월드 시리즈에 우승하면 반드시 민주당후보가 패했던 징크스가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재선으로 보기좋게 깨져버린 것이다.특정팀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대통령선거 결과를 연결짓는 것은 어느모로 보나 견강부회다. 하지만 양키스 팀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팀에 2연패후 4연승을 거두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을 때 공화당의 밥 돌 후보진영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매사에 합리주의를 앞세우는 미국인들도 이런 유의 징크스를 호사가의 심심파적으로만 치부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80년 로널드 레이건이 깨기까지 「이혼경력이 있는 후보는 당선되지 못한다」는 대선징크스는 20여년 이상 양당의 후보선정과정에서 무시못할 고려사항중 하나였다. 손색없는 대통령감이었으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에게 두차례 패배, 자신의 정치적 이상 실현을 존 F 케네디와 린든 존슨 등 후계자에게 넘겨야했던 불운의 정치가 애들레이 스티븐슨의 주요 패인중 하나로 그의 이혼경력이 지적되었기 때문이었다. 케네디는 유세과정에서 『미국민은 대통령을 후보의 종교가 아닌 그의 능력을 보고 선택한다』는 당연한 말을 유권자들에게 새삼 상기시켜야했다. 이 역시 가톨릭교도에 아일랜드계인 케네디가 「WASP(백인, 앵글로 색슨, 프로테스탄트)가 아니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징크스를 심각하게 의식했기 때문이다.

우리정치권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클린턴의 승인을 아전인수하기에 바쁘다. 혹자는 나이를 강조하고 혹자는 경제를 부각시킨다. 이런 아전인수의 한편에서는 「어느어느후보는 이러이러해서 당선될 수 없다」는 한국판 징크스가 형성되기를 기대하는 심리가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이번 미국 대선은 속성상 견강부회인 징크스는 반드시 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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