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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모노드라마 ‘중년의 남자에겐 미래가 없다’/조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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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모노드라마 ‘중년의 남자에겐 미래가 없다’/조명남

입력
1996.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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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퇴 찬바람 중년남에 위로의 술잔같은 무대됐으면”89년 「심판」(베리 콜린스 작, 임영웅 연출)의 명배우 조명남씨(53)가 7년 만에 다시 모노드라마를 한다. 90년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연기상을 안겨준 이 작품을 하면서 그는 너무 힘들어 「다시는 모노드라마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런 그가 9∼31일 서울 문화일보홀에서 「중년의 남자에겐 미래가 없다」(김행호 작, 황남진 연출)는 모노드라마를 한다. 배우로서 좋은 작품을 놓치기 싫은 욕심 때문에 결심을 깨뜨렸다.

주인공은 50대 후반 방송작가 심오한씨. 한때 꽤 인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젊은 작가들에 밀려 일거리 없이 집에서 소주나 마시며 지낸다. 가족들은 무기력한 가장을 한심해 할 뿐 이해하지 못한다. 서글픈 심사를 위로나 받아볼까 하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지만 그도 느닷없이 명예퇴직당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무너지는 인생처럼 처연한 빗소리가 들린다.

『초라한 중년남자의 허물어지는 모습을 그린 연극입니다. 소주 한 잔 마시며 과거를 반추하는 내용이지요. 처량하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할 겁니다. 일에 쫓겨 정신없이 살다가 어느날 설 자리를 잃고 가족에게서조차 소외된 외로운 중년-그게 지금의 아버지들 모습 아닙니까』

86년 극단 산울림의 화제작 「위기의 여자」에서 그는 중년 아내를 두고 바람을 피웠다. 그렇게 위기를 안겨줬던 남자가 10년 뒤 처지가 뒤바뀌어 사회에서 밀려나고 아내한테도 버림받는 위기의 남자가 됐다. 그는 『명예퇴직 당한 가장을 둔 가족들이 이 작품을 보면서 외로운 아버지, 남편을 어떻게 위로하고 용기를 줄까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1일까지 평일에는 하오 3시와 7시30분, 토·일에는 하오 3시, 6시(월 휴관)에 공연한다. 화요일에는 3시 공연 후 관객과 대화하는 시간도 있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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