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산업국가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질병은 만성질환이다.그중 가장 흔하고 가장 큰 공포의 대상이 암이다. 암은 인류탄생 이전의 까마득한 태고시절부터 존재해 왔고, 그만큼 오랫동안 모든 생명체를 괴롭혀온 고색창연한 질병이다. 그러면서도 「현대병」이라고 불리는 것은 현대에 들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암이 왜 현대사회에서 많아졌을까?
첫째 요인은 역설적이지만 인간의 건강이 과거에 비해 크게 나아진 점을 들 수 있다. 즉 지난 시대의 수많은 질병, 특히 전염병들이 퇴치되면서 인간의 수명이 크게 늘어남으로써 암 발생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암은 선천적인 것도 있고 어린이에게 잘 생기는 것도 있지만 대체로 중년이후에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불과 두어세대 전만해도 암 발생 연령까지 생존한 인구가 그리 많지 않았다.
두번째는 최근들어 암 진단기법이 크게 발달하고 널리 활용되고 있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얼마전까지 정체불명의 병으로 치부되던 것들이 암으로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세번째는 환경성, 산업성 발암물질이 급격히 증가한 점을 꼽을 수 있다.
문명과 의학의 발전으로 과거의 무서운 질병이 많이 퇴치된 반면 인류는 새로운 건강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또 그런 사실은 우리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의 문명과 의학을 요구하고 있다.<황상익 서울대 의대교수·의사학>황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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