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대로 해석 여야 신경전「젊은 후보」냐, 「경제성공」이냐.
빌 클린턴 대통령의 압도적 승리로 막을 내린 미 대통령선거 결과를 놓고 여야 정치권이 6일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야모두 내년 대선을 의식, 자기편에 유리한 식으로 미 대선결과를 분석하며 상대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신한국당 김철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세계는 이제 정보화시대를 이해하는 젊고 유능한 지도력을 신뢰하는 반면 고령의 지도력에는 불안해하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후보들을 보유하고 있는 신한국당이 김대중·김종필 두 야당총재를 은근히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김대변인은 『미국경제를 회생시킨 클린턴 행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의 반영』이라며 경제요인의 분석도 빼놓지 않았다.
이에비해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미 대선의 교훈은 경제에 실패한 정권에는 미래가 없다는 것』이라며 『경제에 성공한 대통령의 승리』라고 클린턴 재선의 승인으로 경제쪽에 비중을 두었다. 「미래가 없다」는 유행어까지 동원, 앞으로 현정부를 「경제에 실패한 정권」으로 몰아가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자민련 안택수 대변인도 『클린턴의 재선성공은 미국경제의 회복과 국가이익을 적극추구하는 대외정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경제성공을 공통적인 미대선 승인으로 분석하면서도 「젊은 대통령」이미지에 대해서는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신한국당이 「젊은 지도력」을 미 대선승인의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한데 반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을 아예 하지않았다. 야당은 대신 미국의 경제정책 성공을 최대승인으로 분석, 국내 경제난에 대한 현정부의 실정을 은근히 부각하고 있다.
미 대선결과는 우리 정치권에 있어서도 남의 일이 아니다. 클린턴 재선에 대한 여야의 이같은 반응은 향후 대선국면의 쟁점을 함축적으로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즉 내년도 대선에서 여당은 세대교체를, 야당은 경제회복을 각각 최우선순위 슬로건으로 내세울 공산이 크다.
이와관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미 대선결과는 변화보다 현상유지를 선택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미국의 상황적 요인들이 우리의 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될지 두고볼 일』이라며 여운을 남겼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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