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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이렇게 키운다/강영희·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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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이렇게 키운다/강영희·문화평론가

입력
1996.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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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사랑에 애들 늘 만족 ‘대가족 만세’육아문제에 관해 친구들이 나를 부르는 이름이 있다. 「복도 많은 여자」. 시어머니가 여덟 살, 여섯 살인 두 아들 건사를 너무도 잘 해주시기 때문이다.

육아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는 대가족제도 예찬을 늘어놓는다. 가끔 육아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실은 애들 때문에 걱정 해본 적이 없다』가 대답이다. 그러면 내게 얇게 눈을 흘기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보아 누구에게나 이런 여건이 마련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6남1녀의 막내와 결혼했는데 「딸」로 입적했다고 할 만큼 시어머니와 잘 지낸다. 결혼하며 시부모님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 (시아버님은 지난 2월 돌아가셨다.) 입덧이며 산후구완이며 내가 에미가 되며 겪는 어려운 일을 시어머니가 친어머니처럼 돌봐주셨다. 그러니 육아처럼 어려운 일은 「엄마」에게 기댈 수 밖에.

내게도 아이 키우기의 원칙은 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낮시간에만 짬을 내서 일을 했다. 1년전부터야 전보다 자유롭게 돌아다닐 만큼 나는 애들과 보내는 시간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엄마다.

텔리비젼이나 영화, 비디오를 보고 평론하는 일이 내 일이라 우리 아이들이 대중문화에 지나치게 젖어들까가 걱정이다. 이 때문에 나는 컴퓨터게임과 만화책, 케이블텔리비젼의 만화영화 채널을 보는 시간을 엄격히 제한한다. 컴퓨터게임과 케이블텔리비젼은 암호로 잠궈 아이들이 마음대로 틀지 못하도록 했다. 착한 일을 하거나 숙제를 제 때 마쳤을때 상으로만 즐기게 해준다. 아이들이 나를 가장 아쉬워 할때도 바로 이런 것이다.

나는 잠자는 시간을 빼면 집에 있는 시간보다 나가 있는 시간이 많다. 그런데도 우리 아이들은 나하고 눈이 마주칠 때마다 달려와 뽀뽀 공세를 퍼부으며 따끈하게 안겨온다. 눈이 마주치면 「나는 엄마가 좋아」를 속삭여준다. 할머니가 주신 사랑으로 늘 만족해 있기 때문이리라. 그러니 내가 어떻게 대가족 예찬을 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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