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름다움도 적을 꺾는 무기죠”/한국의 특수부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름다움도 적을 꺾는 무기죠”/한국의 특수부대

입력
1996.11.07 00:00
0 0

◎육군 특전사 여성특수부대 최애순 중사/무술 도합 6단 특급사수 고공낙하 150회/화장 피부미용도 훈련으로 여기는 162㎝ 52㎏ 가녀린 카멜레온 여인/“훈련 임무에 성차별 없어서 좋아요”뽀얀 피부의 특전사 여성특수대원 최애순 중사(26)는 립스틱을 짙게 바른다. 귀염성 있는 동그란 얼굴에 162㎝, 52㎏의 가녀린 몸매. 검은 유니폼만 아니라면 어디서건 쉽게 마주치는 「잘나가는 신세대」의 인상이다. 악수를 건네는 손도 여고생처럼 보드랍고 여리다.

아무래도 특수부대원이란 것이 의심스러워 조심스럽게 물어 보았다. 『혹시 행정병 아닙니까. 아니면 오랫동안 훈련을 안 했든지…』

『우리는 주어진 임무를 소리없이 완벽하게 수행해야 합니다. 적진에 침투, 특수작전을 수행하는데 외모에서부터 일반 여성과 다르면 상대방에 금방 탄로나지 않겠어요.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완벽하게 변신할 수 있어야지요』 최중사의 대답은 명쾌했다. 『그래서 화장과 피부미용도 중요한 훈련과목중의 하나입니다』

그렇다고 최중사의 「실력」을 얕잡아 보았다간 큰 코 다친다. 연약해 보이는 손으로 벽돌 3장, 기왓장 10장쯤은 쉽게 박살내고 맨손으로 건장한 남자 3∼4명은 간단히 뉘어 버린다. 특공무술 2단, 태권도 2단, 합기도 2단 등 도합 6단의 무술실력에 사격술도 발군. 특히 움직이는 표적을 저격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특급사수다.

제복 왼쪽 가슴의 공수휘장에는 고공낙하를 100회 이상 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별이 아로새겨져 있다. 그동안 3,000∼3,500m높이에서 고공낙하한 회수만 150여회. 까마득한 하늘에서 지상의 지름 5㎝ 원을 정확히 찍고 땅에 내려설 정도의 정밀낙하능력을 갖고 있다.

특전사는 미모의 젊은 여성 00명으로 구성된 여군특수부대를 예하에 두고 있다. 전쟁 발발시 적 후방에 기습침투, 민간인과 체제저항 세력을 규합해 유격전을 통해 제2전선을 형성하는 등 특수작전에 필요한 여성요원들이다.

1남4녀의 막내로 고교 2년때부터 여군을 꿈꿔왔다는 최중사는 89년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여군하사관 시험에 응시했다. 『고교 2년때부터 여군을 꿈꿨습니다. 제 적성에 맞는 것은 여군뿐이라고 생각했어요. 사무실에서 커피나 나르고 잔심부름 하는 것은 질색이거든요. 군대는 원초적으로 활동적인데다, 무엇보다 남녀평등 사회잖아요. 훈련과 임무에서 성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 맘에 들었지요』

그는 여군학교 훈련과정 20주가 끝나자 주저없이 특전사에 지원했다. 내친김에 끝까지 가보자는 오기였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힘든지 보자. 훈련을 이겨내지 못할 것 같으면 아예 지원하지도 않았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낙하산으로 야간에 산악지대로 투하된 뒤 주어진 시간내에 정확한 목표지점에 도착하는 훈련,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생식을 통한 생존훈련, 일주일 내내 400㎞를 걸어야 하는 「천리행군」 등 온갖 특수훈련을 악으로 버텼다. 로프 등을 이용한 수직 암벽등반과 스카이다이빙, 스킨 스쿠버, 스키 등의 훈련도 견뎌냈다. 『특수부대 생활은 연중 훈련입니다. 물론 힘들지요. 그래서 더욱 보람있고 재미있어요』. 힘들 때가 있긴 있었다. 『산속에서 남자들과 함께 훈련도중 「적당한」 화장실을 찾아야 할 때』라며 살짝 얼굴을 붉혔다. 선택에 후회가 없는만큼 전역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렇게 좋은 곳을 어떻게 떠날 수 있느냐』는 반문이다.

『겪어보니까 보통 사회생활보다 훨씬 보람있는 것 같아요. 결코 후회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다시 여자로 태어나더라도 군인, 아니 특전대원의 길을 택할 거예요』<김성호 기자>

◎외국의 특수부대/영화로 보아온 바로 그들/그린베레·네이비실·델타포스·SAS·알파부대

미국의 특수부대는 규모와 질 양면에서 세계 최고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각 군별로 특수부대를 운영하는 우리와 달리 미국은 합참직속의 「합동특수전사령부」(JSOC)와 「특수전 사령부」의 이원체제로 통합운영되고 있다. 총병력은 4만5천여명으로 북한을 제외하고는 세계최대 규모다.

비정규전을 수행하는 특수전 사령부에는 △「그린베레」로 알려진 육군특전단 △기습타격 경보병부대인 육군의 레인저부대 △해군의 SEAL팀 △공군의 특수항공단이 소속돼 있다. 대테러전문인 합동특수전 사령부는 △육군의 델타포스 △해군의 SEAL 제6팀 △공군의 특수전 항공대 등을 거느리고 있다.

80년대 그라나다·파나마침공 작전으로 명성을 얻은 「델타 포스」는 척 노리스 주연의 동명 영화로, 81년 푸에르토리코 좌익테러단 기습 및 핵탄두 회수 작전으로 유명한 SEAL팀은 에릭 시걸 주연 영화 「언더 시즈」로 그 이름을 날렸다. SEAL은 바다(SEA), 하늘(AIR), 땅(LAND)의 약자로 이름 그대로 전천후 특수부대다. 이 부대는 가장 훈련이 혹독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밖에 우리 해병대 특수수색대와 비슷한 해병대 포스 리컨(FORCE RECON)이 있다.

현대적 의미의 특수부대는 2차 세계대전중인 41년 창설된 영국의 공수특전단(SAS)이 원조이다. 80년 런던주재 이란대사관 인질사건 때 10분만에 인명피해 없이 상황을 해결할 만큼 대테러 작전에서도 막강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테러 작전에 관한한 최고의 영예는 프랑스의 헌병특공대(GIGN)가 갖고 있다. 지난해 알제리 회교원리주의자들이 여객기를 납치, 173명을 인질로 잡았을 때 인질 전원을 무사히 구출하는 등 지금까지 650여회의 대테러 작전을 수행, 520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프랑스는 또 특수부대의 전설이 되다시피 한 「외인부대」를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의 「알파부대」는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나 불행히도 정치적으로 이용당한 불행한 과거를 안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직속인 이 부대는 요인암살, 대테러, 침투 등 다방면에서 가장 많은 실전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해 모스크바 현대전자연수단 버스인질 사건 때도 전광석화같은 이 부대의 작전이 TV 중계돼 그 능력을 확인시켜 준 바 있다.<이상연 기자>

◎북한의 특수부대/저격·경보병 등 22개여단 세계 최대 10만여 병력

김일성은 69년 군·당 전원회의에서 이렇게 발언했다. 『잘 훈련된 특수부대가 핵폭탄보다 위력적이다』

북한의 특수부대는 잘 알려진 대로 세계 최대규모. 국방부 발행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22개 특수여단을 포함, 10만여명의 특수부대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전체병력의 16%에 해당한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유사시 2만명의 특수부대원을 해상과 공중으로 침투시킬 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 특수부대의 역사는 깊다. 한국전쟁 1년전인 49년부터 게릴라전을 전개하기 위해 강동정치학원 등을 설립, 특수부대원을 배출하기 시작했다. 이무렵 발족한 특수부대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766부대와 945해병독립연대. 특히 49년 창설된 766부대(일명 제3군관학교·당시 부대장 오진우)는 한국전쟁 개전일 강릉 등 동해안 상륙작전을 감행, 최선봉 부대로 활약했다.

북한의 초기 특수부대는 한국전쟁 이후 정보부재, 보급미비 등을 이유로 대부분 해체됐다가 59년 11월 김일성의 특별교시로 공수훈련중대가 발족하면서 부활했다. 이 중대는 61년에는 대대로, 68년에는 여단으로 커졌다. 북한은 또 이 기간에 대남 정찰·교란 등의 임무를 전담하는 124군부대, 283부대, 도보정찰대여단 등 독립 특수부대를 속속 창설했다.

이어 69년 1월 인민군 제4기 제4차 군·당 전원회의에서 김일성이 행한 특수부대 확대지시에 따라 대부분의 특수부대가 통합한 1만5천명 규모의 특수8군단이 신설됐다.

특수8군단은 80년대초 한국 육군의 특전사와 비교할 수 있는 교도대 지도국으로 재편됐다. 교도대 지도국은 저격, 경보병, 항공육전, 공군저격 등 12개 여단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무장공비 침투사건 등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북한 특수부대의 위협이 극대화하는 것은 남침이 시작될 때다. 저격여단과 경보병여단 등은 개전 초기 기습전으로 한미공군기지를 파괴하는 것을 주임무로 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