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에서 아침을」 50년대 미국의 뉴욕에서 펼쳐진 파티걸의 꿈과 좌절을 담은 영화. 맨해튼 5번가를 서성이며 오드리 헵번이 꾸었던 아름답고 슬픈 꿈. 영화속의 청초한 홀리는 우울해질 때마다 티파니 보석매장을 기웃거렸다.「그곳에 가면 고요함과 자신만만한 모습이 곧바로 마음을 진정시켜 주었고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영화의 원작자 트루머 카포테는 설명했다.
보석은 여성들의 화려한 꿈이다. 사랑의 징표로, 결혼 예물로…. 그꿈의 정점에 있는 「티파니」. 파란 상자의 마법은 여성의 허영과 사치를 어느새 영화에서처럼 꿈과 희망으로 바꾸어 버린다. 티파니의 주술은 현실에서도 통한다는 듯.
실제의 티파니 보석도 영화못지 않게 극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티파니신화는 창업자인 찰스 루이 티파니가 1837년 뉴욕에 우산 도자기 등을 파는 작은 팬시점을 열면서 시작했다. 그의 나이 25세였고 수중에는 단돈 1,000달러가 있었을 뿐이다. 개점 첫날 5달러의 수입은 사망할 당시(1902년) 3,500만 달러로 불었다.
신화를 지탱하는 인물과 전설은 이밖에도 많다. 미국 최고의 은세공 거장인 존 무어를 통해 정상의 은세공제작회사로 발돋움했다. 1900년대초 창업자의 아들인 루이 컴퍼트 티파니가 가세하면서 티파니는 미국인들에게 디자인혁명과 동의어로 자리매김했다.
현재의 디자이너들도 만만치 않다. 피카소의 딸 팔로마 피카소와 진 슐럼버거 등 당대의 거장 디자이너들이 버티고 있다.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의 은제식기, 슈퍼보울 NBA PGA투어골프 등 미국인들을 미치게하는 스포츠대회의 우승컵들이 모두 티파니제품라는 사실, 그리고 뉴욕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맨해튼의 본점 앞에 개점시간에 맞춰 줄지어 서는 풍경은 당연해 보인다.
서울에서도 티파니를 만날 수 있다. 91년 면세점을 시작으로 92년 롯데백화점에 직매장이 들어섰다.
오늘도 파란 상자의 마법에 걸려 「티파니에서 아침」을 꿈꾸는 한국판 「홀리」들이 매장으로 몰려든다. 사랑을 잃고 비오는 거리를 헤매는 슬픈 결말일지라도 꿈은 꿈인가 보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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