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광복이후 반세기 동안 한국전쟁의 폐허위에서 세계가 놀랄만한 경제발전을 이룩하여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나라」로 모든 나라의 찬사와 부러움을 받아 왔다.또한 다가오는 21세기에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가 국제정치, 국제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며 한국이 그 주요국가의 일원이 될 것이라고 세계석학들이 예상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을 설레고 있다.
1962년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 미만에서 작년말 1만달러를 넘게 되었다는 보도는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이룩한 역동적인 우리의 발전상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과거 반세기 동안 우리가 걸어온 사회발전의 대장정은 결코 평탄한 길만은 아니었다.
민주헌정질서가 파괴·중단된 때도 있었고 해외자본에 의존한 산업혁명으로 정경유착현상이 야기됐으며 미군의 남한 주둔이 안보의식을 마비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경제발전 일변도의 정책은 물질만능주의와 배금사상을 초래, 윤리와 도덕을 황폐화시켰고 권리만 주장하고 책임과 의무는 게을리하는 그릇된 풍조를 낳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한 중산층은 민주화 과정을 촉진하게 되었다. 그러나 민주정치 발전이 평탄한 경로를 밟지 못한 것은 산업화 과정과 마찬가지였다. 민주제도는 비교적 용이하게 채택할 수 있었으나 의식면에서 과거의 권위주의 의식에 머무는, 다시말해 제도와 의식간의 괴리현상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같은 상황 아래서 독버섯처럼 자란 독선과 비리가 산업화의 산물인 이기주의와 합쳐져 김영삼 대통령이 진단한 것처럼 「한국병」에 우리 민족은 신음하게 되었다.
사회는 전부냐 전무냐 하는 흑백논리로 분열돼 민주정신에 의한 국민총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한국병 치유방법은 자정노력에 의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대통령 생각인데, 과연 자정노력을 위한 지침이 되는 정신은 무엇인가.
한국병 치유의 자정노력을 위한 지침으로 자원봉사정신 이상 가는 것이 없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봉사정신은 자기희생 정신이다. 정신력만이 물질만능주의의 폐단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자원봉사와 자기희생 정신만이 이기일변도의 생활 태도와 의식을 개혁할 수 있다고 본다.
봉사활동은 「너와 나」사이의 가교역할을 통하여 사회공동체 건설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봉사활동을 통해 남의 사정을 알게 되며 민주사회에 필요한 합리주의 정신도 함양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봉사활동에 있어서의 「너와 나」의 관계는 일정한 질서를 존중케 되며 나아가 준법정신을 길러 갈 수가 있다. 그리하여 봉사정신과 봉사활동은 민주사회 공동체 건설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봉사정신이야 말로 오늘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이라 할 것이다.
이제 인류사회는 지구공동체 건설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핵에 의한 위협과 환경파괴와 같은 문제는 이제 개별 국가만의 노력으로는 해결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이에따라 주권국가의 권한이 제약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국가간 협력만이 지구촌 시대의 인류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힘이 곧 정의」라는 국제정치 본질에 근본적인 변화가 오고 있다고 볼 때 봉사정신은 지구촌시대의 인류공존, 공영을 위해서도 무시할 수 없는 시대정신이며 생활지침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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