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로스 오킴스 일폰테 겐조…/음악에 젖은 따뜻한 밤/서울 야경이 창가에 다가온다창가로 다가오는 서울의 밤풍경.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 팝과 재즈의 앙상블에 푹 젖어보고 싶은 마음. 격조있는 테이블과 소파. 따뜻한 커피와 부드러운 와인.
얼마전 끝난 드라마 「애인」에 나왔던 카페와 레스토랑들의 공통점이다. 굳이 황신혜나 유동근처럼 대책 없는 사랑의 열병에 빠져있지 않더라도 한번 쯤 가보고 싶은 곳들이다. 친구와도 좋고 울적한 날이라면 혼자라도 좋다.
드라마 「애인」은 많은 명소도 남겼다. 장소 헌팅을 맡았던 서정민씨(31)는 『차분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밋밋하지 않은 곳들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가장 분위기 좋은 곳은 여경(황신혜 분)이 직장동료와 자주 들르던 강변의 「겐조」(332-8859)와 여경과 우혁(김병세 분)이 만나던 홍대 앞의 「사티로스」(338-9129).
「겐조」는 빨간 소파가 인상적인 로바다야키집. 주택가 언덕배기에 있어 교통이 불편한 것이 흠이지만 사람이 많지 않고 두면을 가득 메운 큼지막한 창문 너머로 내려다보이는 한강 풍경이 좋다. 밤이라면 더욱 좋다. 「사티로스」는 하얀 회벽에 진한 나무 탁자가 어울리는 카페. 이탈리아 남부나 그리스의 정취를 떠올리게 하는 소박하고 안락한 분위기로 마당에도 자리가 있다.
운오(유동근 분)가 친구들로부터 우정어린 충고를 듣던 압구정동의 「엉클 톰스 캐빈」(3444-3465)도 우아하게 한 잔 하고 싶을 때 가볼 만한다. 2층 목조 건물로 조명부터 테이블에 이르기까지 미국 백인 중산층적인 분위기가 물씬하다. 애인보다는 친구들끼리가 좋은 집. 바에서 혼자서 술을 마셔도 어색함이 없다.
「일폰테」(3457-4802)와 「오킴스」(511-0778)는 음식이 맛있다. 여경과 운오가 둘만의 첫 만남과 마지막 만남을 가졌던 「일폰테」는 삼성동 포스코 빌딩 서관 19층의 이탈리아 식당. 힐튼 호텔이 직영하는 곳이다. 은은한 분위기에 검정과 나무로 된 인테리어가 유럽의 품격을 느끼게 한다. 오징어 먹물을 이용한 파스타와 해물요리, 리조토 등이 특식이다.
「오킴스」 역시 조선호텔이 압구정동 창아 스포츠센터 9층에 문을 연 퍼브 레스토랑. 샐러드 화지타 닭튀김 등 가벼운 먹거리와 강남의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두 곳 다 맛이 좋은데다 호텔 레스토랑에 비해 값이 비싸지 않아 젊은 연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밖에 홍대앞의 「157%」(333-5110)나 「하이델베르그」(338-5190), 「US 66」(324-5388), 방배동의 「엉클톰스 캐빈」(537-0799)도 「애인」이 남긴 명소.
여경과 운오의 밀회 장소로 가장 큰 궁금증을 자아냈던 큰 나무가 서있는 언덕은 올림픽 공원이다. 롯데월드에서 빌린 하얀 벤치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실제 가보면 평범한 언덕배기이다.<김지영 기자>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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