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우리문화재 되찾기/이기창 문화부 차장(앞과 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우리문화재 되찾기/이기창 문화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6.11.06 00:00
0 0

17세기초 조선시대 백자철화용문 항아리가 지난달 31일 뉴욕 크리스티사 경매에서 841만7,500달러(세금, 수수료 포함·67억여원)에 낙찰됐다. 세계 도자기경매사상 최고가이자 동양미술품경매 기록도 경신, 세계적인 뉴스가 됐다. 지금까지 동양미술품의 최고 경매가는 89년 영국 런던 소더비사 경매에서 610만달러에 팔린 중국 당시대의 말조각이었다.한국문화재가 세계시장에서 천문학적 액수로 거래되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인정받았다는 기쁨보다 안타까움이 앞선다. 물론 경매라는 과정을 통해 해외유출 문화재가 고국의 품으로 되돌아 오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렇더라도 우리의 문화적 유산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가시는 것은 아니다. 사실 외국유명경매시장에서 팔리는 동양권의 고미술품은 대부분 한국과 중국산이다. 두 나라 모두 20세기에 외세의 침략을 받은 공통점을 지닌다. 외세의 침략은 필연적으로 문화재수탈을 부른다.

한국은 일제강점 35년간 어느 나라에 비할 수 없이 문화적으로 수탈당했다. 국보급 등 1,000여점의 한국문화재를 소유한 일본의 아타카(안택영일)와 오쿠라(소창무지조)컬렉션이 소장품목록이나 설명서에 「한국」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사실은 수집과정이 그만큼 떳떳하지 못했음을 반증한다.

84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광복 후 처음 해외의 우리 문화재 실태를 조사했었다. 그 결과 10만여점이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음이 밝혀졌고, 이 중 절반정도는 일본이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년동안 한시적으로 박물관 소장품 등 접근 가능한 문화재만을 스크린했는데도 이런 엄청난 성과가 나왔다. 개인소장품까지 포함한다면 「빼앗긴 문화재」가 얼마나 될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문화재는 민족의 혼이다. 그 속에는 조상의 숨결이 영겁으로 살아 숨쉰다. 때마침 97년은 문화유산의 해다. 범정부 차원에서 해외유출 문화재의 실태를 정밀조사한 뒤 도록 등 자료정리 작업을 문화유산의 해 사업으로 벌이라고 문체부에 제안하고 싶다. 우리 문화재 되찾기 노력은 여기서부터 비롯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