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해군의 상징이던 핵항모 민스크호가 해상 관광호텔로 개조된다. 이 배가 고철로 팔려 지난해 말 우리나라에 온 것은 이미 여러 차례 보도돼 일반에게 잘 알려진 일이다. 길이 273m, 너비 32.7m에 무게 2만7,000톤에 달하는 이 대형항공모함은 지금 진해 근처에 정박중이다.이 배를 사들인 (주)영유통은 최근 러시아의 동의를 얻어 고철로 해체하는 대신 항모의 구조를 그대로 살려 관광호텔로 개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당국의 허가가 마지막 남은 관문이다. 회사측은 허가만 떨어지면 즉시 일을 시작해서 내년 하반기에는 일반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이 배를 한려해상공원이나 서해안의 경관 좋은 바닷가에 띄워 놓고 숙박시설과 카지노 등 고급 위락시설을 갖추어 손님을 모아들인다는 것이다. 냉전의 상징적 유물이면서 미국과 함께 세계를 양분하던 옛 소련함대의 영광이기도 한 민스크호가 어떻게 생겼는지 타보고 싶은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관광상품이다.
게다가 바다와 산세가 어우러진 수려한 주변 경치를 감상하면서 술과 춤과 노래와 재미있는 게임까지 즐길 수 있다면 국내외 관광객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할 것이다. 잘만 추진하면 침체한 우리나라 관광사업에 전기를 마련하는 자극제가 될지도 모른다.
시장경제 개혁 후 러시아는 방대한 군사비를 감당 못해 해군의 자존심인 민스크호를 고철로 팔고, 수많은 장성을 전역시키지 않을 수 없었지만 사정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군사교류를 맡고 있는 우리 군 관계자들이 이들의 이런 상처받은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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