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출신의 여걸 변호사들 내조 승부 관심누가 백악관의 안방을 차지할 것인가. 빌 클린턴 미 대통령 영부인 힐러리 로담 클린턴(48)과 밥 돌 공화당 대통령후보 부인 엘리자베스 돌(59). 그동안 남편들의 숨가쁜 대선레이스를 내조해 왔던 이들은 유권자들의 심판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실력과 자질을 겸비한 이들은 남편들 못지않게 열띤 선거전을 치러왔다. 미 유권자들이 퍼스트레이디만을 뽑는다고 한다면 누가 선출될지 예측키 어려울 정도다. 예일대 법대출신의 힐러리와 하버드대 법대를 졸업한 엘리자베스는 외동딸에 독실한 감리교도, 변호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남편들은 평범한 집안출신이지만 정치가로서 야심을 갖고 도전하는 성실한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같다.
엘리자베스는 교통·노동부 장관을 거쳤으며 적십자사회장을 역임했다. 힐러리는 미 100대 변호사로 선정된 바 있고 걸스카우트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둘 다 미국사회에서 성공한 「커리어 우먼」들의 대표인물이다. 39세에 결혼한 엘리자베스는 아이가 없으며 딸 하나를 둔 힐러리는 육아관련 저서까지 낼 정도로 자녀교육과 복지문제 등에 관심이 높다.
하지만 이들은 성격이나 스타일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스터 프리지데어」(냉장고같은 여자)라는 별명이 붙은 힐러리는 냉정하면서 논리적이며 싸움닭처럼 톡쏘는 스타일. 반면 엘리자베스는 「슈거 립스」(설탕 입술)라는 별명처럼 듣기좋은 말을 하고 다정다감하면서 끈질기게 상대방을 설득하는 형.
힐러리가 사랑을 위해 뉴욕의 법률회사를 포기하고 음지인 아칸소행을 택할 만큼 때때로 감정에 치우친 행동을 하는 반면 엘리자베스는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식으로 매사 신중하고 현실주의적인 성격을 갖고있다.
미국인들은 재클린 케네디의 우아함과 바버라 부시의 인자함을 합친 이미지가 퍼스트레이디로는 이상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힐러리나 엘리자베스 모두 이같은 기준에 맞지는 않지만 대통령인 남편을 보좌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 때문에 클린턴은 재선되면 힐러리에게 복지문제를 전담시키겠다고 말하고 있으며, 돌도 엘리자베스에게 부통령에 걸맞은 역할을 맡기겠다고 공약했다. 대통령 못지않은 이 여장부들은 남편들이 비록 낙선하더라도 자신들의 영역만은 그대로 지킬 것으로 보인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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