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 도깨비인가.10년동안 화성군내에서 부녀자 피살사건이 11건이나 잇달아 발생했지만 해결된 것은 단 1건뿐이고 10건이 모두 미제로 남아 있다. 경찰은 그동안 연인원 30만명을 동원, 법석을 떨었으나 수사는 답보상태여서 주민들을 더욱 공포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3일 하오 경기 오산시 지곶동에서 발생한 20대여자 살인사건은 화성 사건들과 수법이 흡사해 주민들에게 한동안 잊혀져 가던 일련의 「화성사건」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시신에 26곳이나 흉기에 찔린 자국이 난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은 여타 화성사건과의 연관성 여부다.
화성사건은 86년 9월15일 상오 6시20분께 태안읍 안녕리 39 밭에서 이완임 할머니(당시 71세) 피살이후 91년 4월까지 10차례 발생, 1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의 부녀자 10명이 잔인하게 희생됐다. 그러나 8번째 사건의 범인만 검거됐을 뿐 나머지는 지금까지 「오리무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화성사건 발생 만 10년이 되는 이번에 4차사건( 86년 12월발생) 현장에서 불과 4㎞ 떨어진 곳에서 또 엽기적으로 살해된 여자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이 사건이 화성사건 동일범의 소행이거나 모방범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피해자가 옷이 모두 벗겨지고 목졸려 살해됐으며 시신의 일부 부위가 잔인하게 훼손된 점 등이 유사하다.
게다가 이번 사건이 화성수사본부로부터 10분거리에서 발생했고, 9건의 부녀자 피살사건의 범인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한채 수년째 용의자 모발감식 등 소모성 수사에 급급하고 있는 경찰로서는 이 사건이 큰 부담이 될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경찰은 사상 최장기 화성수사본부를 10년째 설치하고 연인원 30여만명을 투입하면서도 왜 범인을 검거하지 못할까.
화성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현직 고위간부는 『범행이 워낙 치밀하고 말하기힘든 미묘한 상황때문에 섣불리 덤빌 수 없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그는 『용의자중에는 민간인이 아닌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화성·오산지역 주민들은 91년 이후 5년만에 다시 발생한 부녀자 피살 사건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주민 박모씨(45·여·농업·화성군 태안읍)는 『화성살인 공포가 겨우 잊혀질쯤에 다시 사건이 터져 주민들이 불안에 휩싸여 있다』며 『범죄꾼들이 경찰을 우롱하는 것 같아 더욱 불안하다』고 말했다.<화성=김진각 기자>화성=김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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