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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농사 실비는 보상돼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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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농사 실비는 보상돼야(사설)

입력
1996.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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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쌀에 대해 정책논리를 분명히 해야할 것같다. 지금까지 쌀이 주곡이므로 주곡에 대해서도 가능한한 자급체제를 갖고 간다는 것이 우리농정의 주요골격의 하나였다. 식생활의 안정이라는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이 정책은 국민적 컨센서스를 이뤄왔고 세계무역기구(WHO)체제가 출범한 뒤에도 이것만은 수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정부의 추곡수매정책을 보면 주곡자립주의의 정책논리가 일관성을 잃고 굴절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즉 쌀생산농가가 다른 작물의 생산농가 또는 다른 업종의 종사자들에 비해 특별히 불리하지 않도록 소득균형을 보장해줘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것이 이뤄진 적이 거의 없었다. 농가의 추곡수매소득이 농민들이 주장하는 인건비, 농약대등 실비에 미달해왔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같다.

농림부장관 자문기구인 양곡유통위원회는 지난 2일 회의에서 올해 추곡수매가격을 지난해 (1등급 80㎏가마당 13만2,680원)보다 2∼4% 인상하고 수매량은 880만∼900만섬으로 할 것을 건의키로 했다는 것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추곡수매제도가 약정수매제도로 바뀌는데 수매량은 820만∼850만섬, 수매가는 1∼2%인상할 것도 건의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양곡유통위의 건의를 액면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아니나 통상 비슷한 수준이고 보면 농민들로서는 불만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예산에 계상된 추곡수매자금(2조1,905억원)은 수매가를 한푼도 올리지 않을 경우 920만섬을 사들일 수 있는 규모다. WTO체제출범에 따른 추곡수매(보조금) 감축계획으로 추곡수매자금은 늘리기는커녕 줄이게 돼있기 때문에 추곡수매가와 양을 늘리기는 어렵게 돼 있다.

수매가격과 양은 제로섬 게임이다. 가격을 올리면 양을 줄이고 가격을 내리면 양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속사정을 보면 양곡유통위의 건의는 현실제약속에서 농민에의 비용보상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그 수준으로는 농민의 쌀재배 의욕을 고취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추곡수매량은 다소 증가됐어도 수매가격은 지난 2년째 동결돼온 것이므로 올해에도 동결시키기는 어렵다. 농협은 지난 10월23일 수매가대책위원회의에서 올해 추곡수매가가 7.1% 인상요인이 있다고 결정한 바 있다.

정부는 올 추곡수매와 내년도의 약정추곡수매에서 유통위의 건의 수준은 상회해야 한다. 예산제약이나 국제협정 등으로 수매만으로는 실비보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유통위의 주장대로 대구획경지정리, 농로확장, 품종개량, 유통서비스와 설비의 개선 등 현재 추진중인 농어촌구조개선사업과 농어촌경쟁력강화 사업을 계획대로 착실히 실행, 쌀재배농가의 간접지원을 강화하여 실비보상은 반드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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