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지도 파티이벤트 동성애 스포츠카/새롭고 Cool한 것만이 뉴스밸류 기준『요즘 잘나가는 것들은 무엇일까』
해답은 「스트리트 페이퍼」속에 있다.
서울 압구정동 강남역 신촌 홍대앞의 카페, 레스토랑, 바, 레코드점 등 도심 속 젊음의 「해방구」에는 스트리트 페이퍼들이 빠지지 않고 놓여있다. 강렬한 색깔과 대문짝만한 사진, 혹은 글자로 빽빽한 레이아웃이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당혹스럽다.
내용도 마찬가지. 동성애, 사이버섹스, 스포츠카, 일본만화…. 기존 미디어가 다루지 못하는 주제들이 도덕에 의한 재단을 거부한 채 노출돼 있다.
기성세대의 눈에는 도무지 어지럽기만한 이 잡지들은 그러나 지금 젊은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94년 「인서울 매거진」으로 시작된 스트리트 페이퍼는 현재 「네오룩」 「페이퍼」 「붐」 등 월간, 격월간 「굿타임즈」외에 서울 속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격주간 「로그인 서울」 등 여섯개로 늘었다. 「인서울…」은 지난해 「인광주 매거진」을 발간했고 내년에는 부산 대구 등 7개 도시로 영토를 넓힐 계획이다. 얼마전 인터넷에도 올려 전세계로 발을 뻗었다.
한달에 5만부 정도씩 뿌려지는데 사흘 정도면 동이 난다. 무료라는 잇점에 짜임새도 기존 잡지 못지 않기 때문이다.
광고수입으로만 운영되고 정상적인 유통경로는 없지만 이들은 당당하다. 아무 광고나 싣지 않고 아무 곳에나 뿌리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광고 부족으로 허덕이지 않는다.
『잡지의 개성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광고주의 비위를 맞추는 일은 거의 없다』인서울 매거진 편집장 이네스 조(29)의 말이다.
유통 역시 마찬가지다. 젊은이들이 가장 잘 가는 곳을 파악해 배포처를 수시로 바꾼다.
『거리 문화의 리더는 우리』
스트리트 페이퍼는 언더그라운드문화를 지상으로 끌어 올리고 젊은이들의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이 주요 임무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내용에서 기존 잡지와는 다른 시각을 볼 수 있다.
「무언가 새롭고 쿨(Cool)한 것」이 뉴스밸류의 첫번째 기준이다.
먹고 마시며 노는 곳에 대한 정보 역시 보고 듣는 문화 못지 않게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역별 카페지도, 댄스클럽 광고, 파티 이벤트 등은 이같은 원칙 아래 스트리트페이퍼들이 새로 발굴해낸 것들이다.
그러나 스트리트 페이퍼의 이면은 공허하다. 소비욕 자극이나 외국지향적이라는 비난에는『젊은이들의 새로운 생활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 것일 뿐』이라는 말로 맞설 수 있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문화 욕구만을 지나치게 확대, 모든 사회현상을 문화적인 것으로 환원시켜 버린다는 비판은 면할 길이 없다. 기존 미디어의 틀을 넘어서 젊은이들의 숨어있는 정서를 드러내겠다는 원래 의도가 또다른 틀 속에 문화를 가두어 놓는 함정이 되는 것이다.<이윤정 기자>이윤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