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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출신 샐러리맨 직장서도 ‘금메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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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출신 샐러리맨 직장서도 ‘금메달감’

입력
1996.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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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과 자신감 바탕 탁월한 실적/1등 영업소장 김원기씨/불도저 홍보맨 문성길씨/보배 지점장 채춘자씨/빠떼루 부장 김영준씨「경기장에선 금메달리스트, 직장에선 슈퍼 샐러리맨」

20대 청년시절 경기장에서 젊음을 불태웠던 스타급 운동선수들이 직장에서도 뛰어난 업무력을 발휘하는 슈퍼 샐러리맨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운동선수 특유의 체력과 자신감을 직장 일에 접목시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84년 LA올림픽 레슬링에서 한국선수로는 역대 두번째로 금메달을 획득한 김원기 선수(36)는 이제 50여명의 보험아줌마들을 관리하는 「금메달 소장님」으로 변신했다. 현재 삼성생명 봉일영업소 소장으로 근무중인 김씨가 샐러리맨으로 나선 것은 89년. 서울올림픽 국가대표 코치를 끝으로 영업소장으로 발령받은 89년 당시만 해도 김씨는 물론 주위에서도 불안한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곧 기우로 판명났다. 91년 2월 신제주 영업소장과 광주영업소장을 거치며 탁월한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올 3월에는 드디어 서울시내로 입성, 7개월만에 계약고를 20%이상 늘리는 등 수완을 발휘해 봉일영업소가 삼성생명의 서울시내 900개 영업소 가운데 최우수 영업소로 선정됐다.

현역시절 「돌주먹」이란 별명으로 사각의 링을 휩쓸며 국민적 인기를 끌었던 전 WBC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문성길 선수(36)도 94년부터 익수제약 홍보실장으로 명함을 바꿨다. 문씨는 상대선수를 향해 강펀치를 날리던 주먹으로 약국문을 두드리며 회사의 매출액을 높혀가고 있다. 익수제약은 문씨의 활약으로 대표제품인 고호환의 판매고가 매년 늘고 있다고 자랑했다.

93년 국내최초의 여자 은행지점장으로 임명돼 언론의 각광을 받은 한일은행 신반포지점 채춘자 지점장(55)도 박신자씨 등의 활약으로 한국여자농구가 세계정상권을 달리던 60년대 코트를 누빈 농구선수 출신이다. 이화여대 2학년에 재학중이던 63년 한일은행 농구단에서 촉탁선수로 활약한 채씨는 64년 은행원으로 변신한뒤 30년만에 은행의 꽃인 지점장까지 올랐다. 93년 둔촌동지점을 시작으로 장충동지점과 신반포지점으로 자리를 바꾸면서 채씨는 탁월한 업무능력을 발휘, 한일은행의 「보배 지점장」이 됐다. 은행에 따르면 채씨는 신반포지점으로 부임한지 불과 3개월만에 700억원이던 수신고를 1,000억원으로 끌어 올리는 놀라운 저력을 발휘했다.

최근 어눌한 말솜씨로 「빠떼루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으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영준씨(48)도 주택공사에서는 「능력있는 부장님」이다. 72년 레슬링선수로 주택공사에 입사한 김씨는 20년동안 노무담당부장 홍보부장 택지조사부장 등을 거쳐 현재 연구조사부장으로 근무중이다.

이들외에도 과거 회사내에 야구단 농구단 축구단을 운영, 한국스포츠의 산실이던 금융권을 중심으로 왕년의 운동선수들이 중견급 부장으로 포진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한일은행의 경우 김중수 홍보부장(51) 등 7명의 야구인들이 지점장으로 근무하는 등 은행권에만 100여명의 운동선수출신 직원들이 은행인으로 돋보이는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운동선수들의 이같은 성공적인 변신에 대해 은행연합회 박근배 홍보팀장은 『운동선수출신들은 체력과 끈기가 뛰어나고 섭외능력이 좋아 인화가 강조되는 회사조직에 쉽게 적응한다』고 말했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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