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심장수술이 택일만을 남겨두고 있다. 옐친 대통령은 이번주부터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와의 주례회동과 대국민 정례 라디오 연설 등을 포함한 모든 일정을 취소, 수술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사실상 완료했다.그는 크렘린 주변의 권력투쟁 재발을 우려해 자신의 그림자로 불렸던 현역중장 알렉산데르 코르자코프 전 경호실장을 예편시켰다. 그는 또 야당측의 정치공세를 무력화하기 위해 공산당 출신의 겐나디 셀레즈노프 국가두마(하원)의장을 포함하는 「4인 정치자문위」를 구성, 내주 첫 회의를 갖도록 지시했다.
심장수술에 필요한 준비작업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 의료진은 대통령 수술에 필요한 첨단장비를 미국 등 해외에서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4일 세계적인 심장수술 권위자인 미 마이클 드베이키 박사가 참가한 가운데 수술점검 회의를 갖고 최종 수술일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옐친 대통령은 수술을 앞두고 핵단추 통제권을 비롯한 대통령의 권한을 일시적으로 체르노미르딘 총리에게 넘기는 포고령 서명만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크렘린 주변에는 여전히 불안한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수술에 따른 최고 권력자의 「유고상황」을 겨냥한 권력투쟁 조짐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알렉산데르 레베드 전 국가안보위 서기의 해임으로 한때 주춤했던 핵심층의 권력투쟁은 체르노미르딘 총리가 민영 NTV를 통해 이미지 고양에 들어가고 유리 리즈코프 모스크바 시장이 중앙정계 진입을 본격적으로 시도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야당측의 정치공세도 거세다. 셀레즈노프 의장은 국가안보위 부서기에 임명된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과거 행적을 문제삼아 그의 임명무효를 주장하는 한편 아나톨리 추바이스 크렘린 행정실장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다.
「겨울 위기설」이 매년 러시아를 찾아오지만 올해에는 국민들이 옐친의 수술로 더욱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크렘린 “옐친 수술 미 심장전문의 배제”
【모스크바 AFP=연합】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심장수술에는 외국인 의사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세르게이 야스트르젬스키 크렘린궁 대변인이 1일 보도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단 한명의 외국인 의료진도 수술실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러시아 의료진들에게 자문하고 있는 미국인 심장전문의 마이클 드베이키 박사의 수술참여를 배제하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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