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기온 10도까지 떨어져도 체온 30∼35도 유지/온기 좋아하는 곤충들 유혹해 수분 잘 이뤄지게연꽃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체온을 조절하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호주 애델레이드대 로저 세이무어·폴 슐츠-모텔 박사팀은 이 대학 야외식물원에 있는 연꽃이 주변 기온이 10℃까지 떨어져도 체온을 30∼35℃로 유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슐츠-모텔 박사는 최근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연꽃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따뜻함을 좋아하는 곤충들, 특히 딱정벌레를 유혹해 수분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연꽃의 온도를 기록하고 신진대사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연꽃에 전선을 감았다. 또 햇빛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연꽃 위에 우산을 설치했다.
연꽃은 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열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밤 공기가 꽃잎들을 식히면 꽃은 산소를 더 많이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배출한다. 그럼으로써 더욱 많은 탄소고형물을 에너지로 변화시킨다. 발열량은 새벽이 지나 해가 뜨면서 점점 줄어든다. 그러면서 24시간 내내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연꽃이 엄청난 에너지를 배출하는 데 놀랐다. 연꽃 하나는 1와트 만큼의 열을 발생시킬 수 있다. 40개면 거실에 다는 40와트짜리 전구 하나와 같은 양의 열을 내는 셈이다.
그러나 온혈동물이 체온조절을 위해 복잡한 신경·호르몬체계를 갖고 있는 반면 연꽃은 이런 체계가 없는데도 어떻게 똑같은 작용을 할 수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식물은 화란물토란과에 속하는 앉은 부채와 필로덴드론 뿐이었다. 소철 수련 야자 등도 미미하나마 열을 낸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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