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비옥한 농토·양질의 노동력 “매력”/제재 해제 대비 교두보 확보 “호시탐탐”이라크 3대 정유공장중 하나인 바그다드 교외의 다우라 정유공장. 이 공장은 90년 걸프전때 미군의 폭격으로 2차례나 크게 파손됐지만 기술자 1천8백여명이 자체적으로 수리, 매일 10만배럴의 휘발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 공장 모와파크 이브라힘 부공장장(51)은 『유엔 경제제재로 부품공급이 전혀되지 않았지만 기술자들의 노력으로 공장이 정상화했다』고 자랑했다. 이라크가 이브라힘의 자랑처럼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아랍국가중 국민들의 교육수준이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이라크정부는 현재 경제난국에도 불구, 초·중·고등 및 대학까지 무료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1만 5천여명의 학생이 다니는 국립 바그다드 대학은 전국의 영재들이 입학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명문이다. 이 대학을 졸업하면 엘리트라는 평가와 함께 출세가 보장된다. 이라크는 걸프전 이전만 해도 영재들을 대거 외국에 유학보내는 등 국가경쟁력향상에 총력을 기울였다. 니자르 암바키 교수(53·바그다드대 정치학부 학장)는 『이라크가 아랍국가중 강대국이라는 말을 들은 것도 우수한 학생들과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덕분』이라고 밝혔다.
이라크가 내세우는 또 다른 자랑은 석유 등 지하자원과 자급자족이 가능한 농업생산력이다. 이라크는 1천1백12억배럴의 매장량을 가진 세계 2위의 석유보유국이다. 걸프전 이전의 석유수출량은 일일 3백만배럴이었으며 2000년대초까지 매일 6백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이 흐르는 이라크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로 비옥한 농토에서 밀 등 각종 농산물과 과일을 풍부하게 생산한다. 이라크는 양대강을 이용해 사막지역까지 관개사업을 하는 등 「녹색혁명」을 계획했으나 걸프전으로 모두 중단됐다.
결국 유엔의 경제제재만 해제된다면 이라크는 순식간에 다시 일어날 수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때문에 서방각국들은 경제제재 해제이후, 이라크에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키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들이 노리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현금화가 가능한 유전개발분야다. 현재 이라크 정부는 10개 유전에 대해 외국기업들과 개발 및 생산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 기업을 국가별로 보면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러시아 캐나다 중국 벨기에 말레이시아 등이다. 이들 국가는 의약품과 식량 등 유엔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품목들을 지원하면서 이라크에 미소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바그다드의 외국인 전용호텔들에는 외국기업 관계자들이 이라크관리들과 접촉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부 국가들은 대사관을 철수하지 않는 등 「의리」를 지키며 이라크와의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또 내년초쯤 예상되는 부분적인 제재해제를 고려해 일부 외국기업들이 지사를 설치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국의 경우, 대사관을 철수하는 등 이라크와의 공식적인 관계가 단절된 채 현대건설만이 2명의 직원을 지사에 상주시키고 있다. 또 한얼상사 등 일부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유전개발에 참여코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현대건설 바그다드 지사장 임철휘 부장(49)은 『이라크의 잠재력과 경제제재 해제이후의 엄청난 개발수요을 감안할 때 우리정부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절박한 위기에 몰린 이라크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한다면 자원빈국인 우리로서는 커다란 시장을 개척할 수있는 호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바그다드=이장훈 특파원>바그다드=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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