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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의 세월을 뚫고…/벽초 홍명희 본격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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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의 세월을 뚫고…/벽초 홍명희 본격 조명

입력
1996.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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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청주서 ‘제1회 홍명희 문학제’/여운형 죽음 애도 시·새로 찾은 생가 등 공개 행사 다채한국근대역사소설의 거봉이자 리얼리즘문학의 금자탑으로 평가받고 있는 소설 「임꺽정」의 저자 벽초 홍명희(1888∼1968)에 대한 재조명작업이 활발한 가운데 그와 관련된 미공개자료가 발굴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여년간 벽초를 연구해온 강영주 상명대 교수는 충북 민예총문학위원회가 민족문학작가회의의 후원으로 2일 하오 충북 청주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하는 「제1회 홍명희문학제」에서 새로운 자료와 사실 등을 공개한다. 그동안 일부학자들은 벽초의 생가가 충북 괴산군 괴산읍 제월리라고 주장, 표지비까지 세웠다. 그러나 강교수는 고인의 장남 홍기문(월북 국어학자)의 수필 「고원기행」을 근거로 같은 지역 동부리에 방치돼 있는 생가를 찾아냈다.

강교수는 이 과정에서 발굴한 벽초의 호적과 토지대장, 미공개 가족사진, 여운형의 죽음을 애도한 한시원본 등도 찾아냈다. 벽초는 3·1혁명을 주도한 독립운동가이자 사회운동가이며 한국역사소설의 지평을 열었던 빼어난 소설가이지만 북한에서 고위관리를 지낸 행적으로 50년 가까이 그의 사상과 문학세계는 금기의 영역이었다. 이번 행사는 「벽초 홍명희와 임꺽정의 연구자료」출판기념회, 벽초관련자료공개, 문학심포지엄, 드라마 「임꺽정」 시사회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진다.

지난 7월 출간된 「벽초 홍명희와 임꺽정의 연구자료」(사계절간)는 88년의 「벽초 홍명희 임꺽정의 재조명」을 수정·보완한 책으로 새로운 자료와 본격적인 연구결과를 집대성했다. 문학심포지엄에서는 임형택 성균관대 교수와 소설가 김남일씨가 「역사소설 임꺽정의 문학적 가치」 「소설 임꺽정에 나타난 우리말 표현연구」를 주제로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이광수 최남선 등과 함께 「조선의 삼재」로 불린 벽초는 한일합병때 금산군수였던 부친 홍범식이 자결한 후 민족문제에 눈뜨기 시작, 3·1혁명때는 투옥됐다. 동아일보 편집국장과 연희전문 교수를 역임한 그는 47년 민주독립당위원장에 오른뒤 평양에서 열린 남북연석회의에 참석했다가 북한에 남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과 부수상 등을 지냈다. 1928∼1940년 조선일보에 연재됐던 소설 「임꺽정」은 48년 을유문화사에서 책으로 출간된 후 85년 사계절출판사에서 10권짜리로 재출간됐다.<최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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