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9일 상오 서울시청 기획상황실. 조순 서울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시내버스 운영개편방안」을 발표한 이자리에는 지난30일 버스노선조정 관련, 뇌물수수사건으로 구속된 유쾌하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도 참석했다. 유이사장은 버스업체대표 자격으로 「시내버스사업자의 입장」을 엄숙하게 읽어내려갔다.『우리 89개 서울시내버스운수사업자는 어려운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데 버스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모든 지혜와 역량을 집중하여 시민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각오로 시의 시책에 적극 동참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유이사장은 이어 「내 노선, 내 정류소라는 이기적인 사고를 일소하고 경영합리화와 서비스개선 등을 통해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을 신속하고 편안하게 모시는데 최선을 다한다」 등 3개항으로 된 「우리의 입장」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 자리서 개편방안과 함께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하기 ▲승용차 함께 타기 등 5개항의 시민실천 협조사항을 제시했다.
지난달 17일 하오 서울시청 기자실. 김우석 교통기획관은 「교통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대표 도두형 변호사)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강경한 어조로 밝혔다. 이 단체가 전날 『서울시가 버스요금을 무리하게 올려 버스업계에 640억원의 부당이득을 안겨줬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김기획관은 버스요금을 인상하게 된 배경에 대해 『생산성본부가 산출한 업계 적자분 일부와 운전사 임금인상분 10%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수사 결과 지난해 12월의 유이사장의 다짐은 위선이었고 한달여전의 서울시 교통기획관의 설명은 엉터리였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이들의 말을 믿고 한꺼번에 60원이나 오른 요금을 순순히 내고 여전히 꾸불꾸불 돌기만하는 버스를 큰 불평없이 타고다닌 시민들은 허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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