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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Young Ones/클리프 리처드(우리가 부른 팝송: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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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Young Ones/클리프 리처드(우리가 부른 팝송:9)

입력
1996.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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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을 사로잡는 매혹의 목소리/69년 내한공연 극성팬 사회문제화영국의 로큰롤가수 클리프 리처드(56)는 우리와 인연이 깊다. 한국의 팝음악 팬은 결코 수동적이지 않고 적극적이라는 것을 내외에 증명해준 주인공이다.

69년 10월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시민회관과 이화여대 강당은 단군 이래 가장 큰 여성들의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당시 영국과 아시아권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29세의 클리프 리처드 내한공연은 우리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3,000석의 표가 매진된 것은 물론이고 손수건, 심지어 속옷까지 무대에 던지는 극성 여성팬들의 행동이 화제가 됐다. 신문들은 「울다가 지쳐 기절까지…」 「발광적인 신음소리, 클리프 가지마!」 「흘리는 땀보고 손수건 세례…」라며 개탄조로 상황을 보도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 경찰 10여명 배치」라는 부분이 요즘과 비교할 때 애교스럽다.

공연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청소년 선도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됐고, 그가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흔쾌히 강당을 내줬던 이화여대 측도 난감했다. 결국 72년 클리프 리처드는 두번째 내한공연을 위해 김포공항까지 왔다가 「장발」이라는 이유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중년이 된 그의 팬들은 이제 자기 자녀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광적인 팬이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을 것이다.

요즘 들으면 아주 차분한 그의 노래 「The Young Ones」는 당시 우리 젊은이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다이내믹했다. 간결하고도 귀에 쏙 들어오는 일렉트릭 기타 전주에 이어지는 감미로운 목소리, 합창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클라이맥스 등에 힘입어 이 노래는 당시 젊은이들의 애창곡이 됐다. 「Evergreen Tree」 「Summer Holiday」 「Vision」 등도 동반인기를 누렸다. 클리프 리처드는 79년 「Devil Woman」으로 미국 진출에 성공했고, 연이어 「Dreaming」 등을 히트시키며 장수 인기를 누렸다. 91년에도 신곡 「Together」를 발표했고 여전히 백밴드 「셰도우」와 함께 연주 여행을 다니고 있다. 그는 수많은 여성의 유혹을 물리치고 평생을 청교도적인 생활을 해오고 있다. 그래서 그는 대중스타로서 신비감을 더하고 있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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