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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대혁신… 미리보는 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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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대혁신… 미리보는 새 한국일보

입력
1996.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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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4일 새로운 아침이 열립니다”「독창성과 다양성을 겸비한 질높은 지면제작」. 4일부터 이뤄지는 한국일보 지면 대혁신의 요점이다. 기사내용부터 편집, 심지어 광고형태에 이르기까지 모든게 새롭고 앞서 있다.

이번 지면 대개편이 지향하는 바는 크게 두가지다. 심각한 지경에 이른 우리 신문산업의 양적 무한경쟁에서 과감히 벗어나 질로써 「1등신문」이 되겠다는 다짐이 그 첫째다. 다른 하나는 「신문을 위한 신문」을 만드는 제작태도에서 탈피, 독자들과 눈높이를 함께 하면서 독자위주의 신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제 포장과 알맹이 모두를 바꾼 「신한국일보」의 지면속으로 들어가보자.

◎네오(NEO) 페이지/차원 다른 문화·시사·생활정보/품격있는 재미 매일 제공

네오(신)의 말 뜻 그대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기사가 여기에 담긴다. 파격적인 편집, 금기를 과감히 깨뜨리는 다양한 기사로 독자의 정보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이다. 종합문화정보면 「네오클래식(NEOCLASSIC)」, 시사정보 심층취재물 「네오포커스(NEOFOCUS)」, 여성과 남성이 함께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생활정보면 「네오라이프(NEOLIFE)」가 그 세 기둥이다.

네오클래식은 신(네오)·구(클래식) 문화를 모두 소화해내며 우리 사회 각분야의 문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독자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월요일에는 순수문화, 수요일에는 레저와 스타일, 금요일에는 대중문화관련 고품격기사가 각 8면씩 독자여러분을 찾아가게 된다. 특히 이 지면의 기사구성과 편집에는 한국일보의 전문기자들 뿐아니라 외부전문가들도 활발하게 참여, 고급문화정보의 진수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네오포커스는 「신문속의 잡지」를 표방한 본격 심층취재보도물이다. 장기 추적, 르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외 모든 분야의 뉴스를 발굴, 독자들에게 재미와 함께 시대의 변화를 바로 볼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하게 된다.

네오라이프는 여성 자신의 시각으로 여성의 일과 문화를 짚어보며 일상의 작은 문제까지 소중히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면에서는 특히 한 시대의 물리적, 정신적 환경을 총합적으로 함축해 내는 패션문화를 화·토요일 이틀에 걸쳐 비중있게 다룰 계획이다. 일하는 여성들의 얘기인 「일과 여성」, 가정문화 주생활 미용 건강 교육 등 「생활문화」 「음식문화」기사들도 화·목·토요일 아침마다 여성독자들을 찾아 간다.

◎오피니언면 신설/다양한 여론흐름 한눈에 포착

오피니언면은 언론밖 여론을 지면에 반영하기 위해 신설됐다. 각계 중진인사들의 외부칼럼인 「아침을 열며」, 현장 실무자들의 주장을 반영하는 「이렇게 생각한다」, 문화·여성계의 메시지를 전하는 「1000자춘추」, 각계 각층의 논평을 모아 꾸밀 「한마디 합시다」, 주한외국인들의 체험에세이 「한국에 살면서」 등이 이 난에 활기를 줄 것이다.

또 3면의 「지평선」이 이 면으로 옮겨 게재되고 편집국 차장급기자 13명의 육성이 「앞과 뒤」 칼럼을 통해 생생히 전달되는 한편 해외특파원들은 「특파원수첩」에서 세계속의 한국과 한국인상을 소개하게 된다.

◎교통면 신설/매주 월요일 출근길 가이드

시민생활의 최대골칫거리중 하나인 교통문제의 해법을 찾기위한 노력이 매주 월요일자 제3사회면 교통면에서 펼쳐진다. 교통사고를 없애기위한 사고다발지역 개선책이 「윅 포인트」난을 통해 제시되고 육·해·공 교통관련 각종 정보도 제공된다.

◎칼럼 확충/정달영 칼럼 격주 부활/장명수 칼럼 확대 게재

우리 사회의 정론, 한국일보의 목소리가 칼럼확충을 통해 더욱 커진다. 기존 김성우에세이, 화요세평, 한국논단, 메아리, 데스크진단등의 칼럼군에 매주 수요일 정달영 칼럼과 장명수 칼럼이 격주로 가세한다. 정달영 심의실장은 사회 각 분야를 현장감있는 날카로운 분석과 비평으로 조망한다. 일본에 수학중인 장명수 편집위원은 섬세하면서 예리한 시각으로 밖에서 본 한국의 사회상을 해부한다.

◎경제·체육면 확대/매일 평균 3개면 체제로

경제, 체육면이 지면을 늘리거나 기사의 항목조정을 통해 탈바꿈한다. 매일 평균 3개면으로 늘어나면서 지면을 전면 재조정하는 경제면의 경우, 기존의 「중소기업」면이 「성장기업면」으로 이름을 바꿔 중소기업뿐 아니라 유망중견기업들까지 다루게된다. 또 각종 재테크방법, 광고·마케팅, 부동산면을 특화하는 한편 소비자광장에서는 각종 상품에 대한 정확한 시시비비로 소비자와 제조기업을 연결한다. 체육면도 매일 평균 3면으로 증면돼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다양한 레저스포츠기사를 독자들에게 전하게 된다.

◎편집디자인 혁신/전문 아트디렉터와 공동작업

신문의 포장이랄 수 있는 편집이 미적 감각을 높이고 독자들의 시각적 편리함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대폭 전환된다. 이를 위해 기획편집팀과 전문아트디렉터가 공동으로 새로운 편집디자인을 개발하고 있으며 일부 블록지면에는 비주얼부문이 크게 강화한 잡지식 편집방식이 도입된다. 또 젊은 독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한국일보를 읽을 수 있도록 가로쓰기면을 확대, 3면의 사설과 4·5면을 가로쓰기로 바꿨다.<신효섭 기자>

◎새 4컷 만화 「고갱이」/냉소 대신 행동하는 30대 샐러리맨

식물의 심을 뜻하는 「고갱이」는 사물의 알맹이나 핵심이라는 의미를 은유한다. 한국일보의 새로운 4컷만화 주인공 「고갱이」씨는 그래서 배추고갱이처럼 심지굳고 속이 꽉찬 사람이다.

「고갱이」씨는 아내와 딸 둘이 있는 30대 중반의 회사원이다. 나이에 걸맞게 세상살이에 적응해가면서도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관한한 타협하려 들지않는 혈기를 잃지 않고 있으며, 선배들의 경륜을 존경하면서도 후배들의 젊은 감각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늘 신경을 쓰는 그런 사람이다.

말하자면 어디서나 쉽게 마주치게 되는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지만 그의 평범함은 무기력함과는 다르다. 세상의 부조리에 허탈해하고 뒤켠에서 냉소를 보내던 과거 시사만화 속의 소시민들과는 근본적으로 의식이 다른 세대다.

바쁘고 각박한 세상살이에 힘들어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손으로 세상을 좀더 그럴듯하게 바꿀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고갱이」를 통해 그려내 려는 것이 작가의 욕심이다. 의욕적으로 첫발을 내딛는 「고갱이」에게 독자 여러분의 매운 질타와 깊은 애정을 당부드린다.

손문상 화백은 63년 수원에서 출생, 89년 추계예술학교 미술학부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손화백은 최근까지 새한일보, 「미디어 오늘」 등에서 만평가로 활동했다.

◎특별기고/한국일보의 조용한 혁명/이재경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요즘 신문은 실험실이다. 뉴스의 정의가 바뀌고 좋은 뉴스를 모으기 위한 편집국의 골격도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지면의 쇄신과 새로운 기술의 활용, 치열해지는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운용 체제의 개혁도 눈부시다.

한국일보가 4일 획기적인 변신을 시도한다. 반년 넘게 준비한 실험의 결과를 선보인다. 많은 땀이 들어간 작업답게 한국 신문만들기의 조용한 혁명을 예고한다.

이번 한국일보의 실험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독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새로 만들어지는 네오페이지의 지면들은 철저하게 독자 중심의 사고를 반영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시각적 효과의 현란함만을 말하는게 아니다. 파격적 광고짜기와 기존 편집틀의 해체는 신문디자인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독자에게 신문보기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시도다.

모양보다 더 눈길을 끄는 점은 기사를 기획, 취재하고 또 쓰는 시각의 변화다. 과거 신문은 기자들의 매체였다. 독자는 저멀리 존재하는 별로 의미없는 방관자였다. 대부분의 기사는 주로 취재원을 의식하고 쓰여졌다. 그러나 이번에 선보이는 한국일보의 지면에서는 눈에는 안보이지만 독자가 중심에 서있다. 기자는 가장 먼저 독자가 어떻게 읽을 것인지를 생각하고 글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읽는 재미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수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네오클래식 지면이 담아나갈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다양한 기사들에 기대가 크다.

미국의 유수한 신문재벌인 나이트―리더그룹은 90년대초부터 「25―43」이란 캠페인을 벌여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새로운 중산 계층인 25세부터 43세사이 인구집단을 표적으로 삼은 신문개혁작업을 말한다. 가네트그룹은 가네트 2000이란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중이다. 신문독자와 지역사회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바탕이 돼 새로운 기사유형이 발굴되고 전진적인 언론의 기능과 사회기여에 대한 개념들이 실험된다. 한국일보의 개혁도 이같은 미국의 사례들처럼 좀 더 장기적인 비전위에서 체계적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욕심을 부린다면 정치와 경제 등의 지면과 기사쓰기에 더욱 치열한 변화가 시도됐으면 한다.

우리나라 정치기사는 철저하게 정치인이나 정당 중심이다. 경제기사는 경제부처나 경제단체, 아니면 기업들의 입장과 활동에 대한 설명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부분의 민주화가 하루 빨리 시도돼야 한다.

신문은 정치가의 말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매체이기를 거부해야 한다. 정치기사야말로 국민이, 그리고 독자가 중심에 서는 서사구조를 시도해야 할 때다.

이미 시작된 한국일보 개혁의 발걸음이 앞으로 한국 언론의 발전방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더욱 힘차게 내실화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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