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의 대선 여파로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러시아가 세금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설치된 세금징수를 위한 임시 비상위원회는 최근 긴급회의를 열고 기업들의 세금체납을 막기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 체납업체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이 위원회는 특히 부과된 세금의 10%도 납부하지 않은 17개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렸으며 이중 4개 업체를 파산시키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또 9월중 71% 수준이었던 징수율이 10월들어 45%로 떨어진 책임을 물어 알렉산데르 리프쉬츠 재무장관과 비탈리 이르추호프 국세청장을 문책했으며 세관위원회 부위원장 1명을 불법 특혜부여 혐의로 직위해제했다.
러시아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세금 체납액은 약 150조루블(약 300억달러). 이에 따른 재정 적자폭도 50조루블(100억달러)에 이르러 군인과 경찰, 교사, 광산노동자 등에게 마저 임금을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사태는 옐친 대통령의 심장병으로 인한 권력의 공백현상과 맞물려 국가체제를 뒤흔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옐친은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임시비상위원회를 가동했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정치권력과 기업체간의 유착으로 공정한 세금부과와 징수활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러시아 최고액 납세기업인 가스프롬 경우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가 전임사장이었으며 아직도 이 회사임시비상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블라디미르 포타닌 제1부총리는 「노릴스크 니켈」사의 최대주주인 오넥심방크의 총재출신. 노릴스크 니켈사는 포타닌의 부총리 입각 3일전 10억달러의 세금을 면제받기로 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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