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 후두이식 관심사람이 상대방에게 의사를 표시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말과 글이다. 이 중에서도 말은 보다 자연스러운 의사전달 방법이다. 우리가 갑자기 말하는 능력을 상실하면 그 불편함과 절망감은 엄청날 것이다. 그러나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언어능력을 상실하는 사람이 드물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후두암 때문에 「후두전적출술」을 받은 환자들이다. 우리나라는 흡연인구의 증가와 환경오염 등으로 호흡기질환자 및 후두암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매년 후두전적출술을 받는 후두암환자만도 500∼700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환자들의 음성 재활을 돕기 위해서는 의사나 환자가족은 물론 국가 차원의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 1차적인 재활방법으로는 「식도발성」이 권장된다. 이는 우리가 트림을 하듯이 입을 통해 공기를 식도내로 삼킨후 다시 입쪽으로 내보내면서 식도 점막을 진동시켜 발성을 하는 방법이다. 배우기는 힘들지만 일단 말을 할 수 있게 되면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식도발성을 할 수 없는 경우도 많고 소리 자체가 작아서 의사소통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후두이식」과 「인공성대」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개의 후두이식이 성공해 곧 인체 이식이 시행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개의 후두이식이 시도되고 있으나 신장이나 간이식에 비해 한 단계 더 높은 기술적 어려움이 있어 단시일내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용중이거나 개발중인 인공성대는 전기면도기같이 생긴 진동체를 목에 대고 말할 수 있게 만든 「외부 부착용 인공성대」, 틀니같은 모양으로 만들어 입속에 장착하는 「구강내 부착형 인공성대」, 수술적인 방법으로 환자의 목에 삽입하는 「이식형 인공성대」 등이 있다.
아직까지 미국 일본 등에서 수입된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나 국산 제품이 개발되고 있어 기대해 볼 만하다. 그러나 언어능력을 상실한 환자의 재활을 위해서는 의사와 언어치료사, 환자가족이 팀을 이뤄 환자의 재활의지를 북돋워 주는 게 더욱 중요하다.<최홍식 연세대 의대교수·영동세브란스 병원 이비인후과>최홍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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