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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남북 험악한 설전/대북 결의안 채택 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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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남북 험악한 설전/대북 결의안 채택 전후

입력
1996.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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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식민지 국가·×짖는 소리” 무분별 극언/남 “최소의 국제규범 무시·인민노예국” 통박/한반도 긴장 옮겨놓은듯남북한은 29일 유엔총회에서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협정 이행을 둘러싸고 첨예한 설전을 벌였다. 유엔무대에서 한쪽의 발언과 이에대한 상대의 반론을 통해 남북한이 논전을 교환하는 것은 종종 있어왔다. 그러나 이날 양측의 설전은 최근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을 계기로 고조된 한반도의 긴장, 그리고 이를 둘러싼 양측의 신경이 매우 날카로운 상태에 놓여있음을 생생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양측은 총회의 결의안채택 전후에 각각 대표발언과 두차례씩의 답변권행사를 통해 핵안전협정 이행문제를 비롯해 북한인권, 경수로지원, 북·미 및 한미관계까지 언급하며 공방을 벌였다. 이 공방은 원색적인 비방공격도 동원되는 험악한 수준이었다.

양측은 먼저 결의안 채택전 각 대사의 「투표입장설명」을 통해 핵문제와 관련한 기존 입장을 각각 밝히는 점잖은 공방을 교환했다. 각국의 대표연설 이후 투표에 부쳐진 결의안은 북한의 유일한 반대속에 찬성 1백42, 기권 8개국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다.

표결이 끝난후 북한은 김창국 차석대사를 내세운 답변권행사를 통해 『IAEA는 북·미간 기본협정이행을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고 표결결과에 반발하면서 『남한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들여온 반역자이자 범죄자로 남한대표의 발언은 개가 짖는 소리』라고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에 우리측은 천영우 참사관이 나서 『NPT와 IAEA안전조치제도의 신뢰성을 위해 유엔이 세계에서 유일한 안전조치협정 불이행 사례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통박했다. 그는 북한측의 극언에 언급, 『자제와 예의가 없어 유감』이라고 말문을 연뒤 『북한의 불량한 어투에 익숙한 국가들에게는 무료 오락용이었으나 그렇지 않은 국가들은 멸종된 냉전의 공룡이나 외계인의 소리를 듣는 것으로 착각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천참사관은 『북한이 우리의 경수로지원 약속과 식량지원에도 불구하고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먹여주는 손을 물어뜯는 격』이라며 『북한이 국제회의에서 통용되는 최소한의 규범을 계속 무시하는 것은 북한체제의 성격과 절박성을 강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이 인민노예상태, 인권탄압, 국제테러 등으로 지탱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김차석 대사는 2차 답변권을 통해 『남한대표의 발언은 개가 짖는 소리로 간주하겠다』고 거듭 비난하고 『남한이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남한을 배제한 북·미간의 관계개선을 우려하고 기본합의이행에 제동을 걸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권문제와 관련, 『남한이 국가보안법으로 북한과의 접촉을 금지하는 등 인권탄압을 하고 있다』고 단골선전메뉴를 동원했다.

우리측의 천참사관도 2차 답변권행사에 나섰으나 『북한측의 무분별한 언행에 일일이 대꾸하지 않고 무시하겠다』며 『다만 한국에 대해 식민지 운운하는 것은 우리와 외교관계를 가진 1백80여개 국가와 한국을 유엔의 요직에 선출해준 회원국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응수, 설전을 마무리지었다.<뉴욕=조재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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