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햄마니아 총집합/“컴퓨터보다 전파가 좋아요”/설립 27년… 친목다지고 매년 공개행사도 개최한양대생 송건호군(전기공학과 2년)은 색다른 방법으로 다른 대학 학생들을 만난다. 송군이 타교생들을 만날 때는 동아리사무실에 있는 햄을 찾는 일부터 시작한다. 그가 주로 쓰는 방법은 햄채팅.
햄을 통해 즉석에서 만날 약속을 하는 이른 바 「아이볼」이 특기다. 능숙한 솜씨 탓에 송군의 콜사인 「DS1FHV」는 타 대학에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대학생 특유의 자유분방함을 보여주듯 즉석에서 약속을 하고 여자대학 방문스케줄도 주저하지 않고 정한다.
아이볼은 송군뿐아니라 동아리 친구들도 즐겨 애용하는 메뉴. 컴퓨터가 지배하고 있는 대학에 지금은 고전에 속하는 햄이 여전히 학생들의 인기를 끌고있는 것이다. 이들 햄학도들은 햄을 이용한 활발한 모임과 토론을 앞세워 대학내에 새로운 풍속도를 일궈내고 있다.
『우연히 접하게 됐어요. 입학후 마땅히 들어갈 동아리가 없어 고민하던 차에 친구의 추천으로 햄동아리에 들어가게 됐어요. 아주 재미있어요』
송군은 이제 햄이 없는 생활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라고 자랑한다.
대학햄들이 만들어낸 전파는 서울은 물론 경인지역 전체를 날아나닌다.
햄이 좋아 모인 학생들이 친목도모를 위해 설립한 경인지역대학아마추어무선연합회(경아연)은 올해로 27기째를 맞고있다.
경아연의 회원들은 대부분 햄이 좋아 모인 젊은 햄마니아.
이들이 편리한 컴퓨터를 마다하고 햄을 찾는 이유는 「전파와 통신」에 대한 지적호기심 때문.
경아연의 연례행사는 이런 점때문에 회원들의 지적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채워진다.
매년 2회씩 개최되는 햄공개운영은 대표적인 행사. 공개운영은 각 대학 햄동아리들이 각기 가져온 햄을 이용해 교신능력을 뽐내는 친목성격의 대회이다. 지난주말에도 서울 대학로에서 32개 대학 멤버들이 참가한 가운데 공개운영대회가 열렸다. 대학햄들은 햄교신에만 그치지 않는다.
직접 햄장비를 조립해보는 자작대회는 빼놓을 수없는 경아연의 중요 이벤트. 안테나를 직접 만들어보고 새로운 기능의 장비를 조립해 전시하는 자작장비전시회는 햄학도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행사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집안의 전기휴즈하나 갈아끼울 줄 모르는 현대인들의 우스꽝스런 「무지」는 이들에게만큼은 해당되지 않는다.
경아연은 이와함께 햄을 이용한 총회도 정기적으로 연다. 전파와 햄장비에 대한 토론이 주류를 이루지만 정치 사회문제를 놓고 진지한 격론도 벌인다.
최근에는 햄을 이용한 어학공부에도 관심을 쏟아 이를 통해 외국어회화를 터득한 학생도 상당수 된다. 경아연회장을 맡고있는 송군은 『앞으로 사회단체햄들과 연계해 대학생으로써 할 수 있는 사회봉사활동을 적극 연구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김광일 기자>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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