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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디자인 정책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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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디자인 정책 “갈팡질팡”

입력
1996.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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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개발원 확대개편」 통산부 최종안 싸고 또다시 논란/업계 “작은 정부 배치·자칫 예산만 탕진” 반발/관련부처도 “구심점 잃어 오히려 발전 저해” 지적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디자인수준 향상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황에서 정부의 산업디자인정책이 좌표를 잃고 갈팡질팡하며 기구확대에 급급한 관련법 개정이 추진돼 논란을 빚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통상산업부가 지난해 12월 산업디자인 수준향상이 시급하다는 명목으로 「산업디자인·포장진흥법」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부터. 개정안의 골자는 통산부산하기구로 산업디자인 육성의 중추역할을 하고 있는 산업디자인포장개발원(KIDP)을 개편하고 조직을 쪼개 효율을 높이겠다는 내용이다.

통산부는 개정안 입법예고이후 7번이나 개편안을 마련하고도 업계와 관련부처의 반발이 일자 번복을 거듭했고, 지난달 7일에는 다시 KIDP를 연구원 진흥원 대학원 등 3개 조직으로 분할, 확대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내놓았다.

이 개편안도 산·학계의 반발에 부딪히자 KIDP 대신 산업디자인진흥원을 신설하고 「산하 조직을 여러개 둔다」는 내용의 최종안을 확정, 31일 열리는 경제차관회의에 상정키로 했다. 기구를 확대하려 한다는 비난을 피해 법인은 현재와 같이 하나로 만드는 대신 차후에 기구를 늘릴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놓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통산부가 고심끝에 최종안을 도출하기는 했으나 업계와 관련부처의 반대여론은 거세다. 우선 업계에서는 포장개발원을 분할·확대하는 내용의 개편안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방침과 배치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포장개발원의 내년도 예산이 올해와 같은 수준인 39억원으로 책정돼있는 상황에서 예산증액없이 조직을 확대할 경우 가장 중요한 연구·진흥사업에 필요한 예산만 탕진하게 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통산부가 기구를 늘려 「자리만들기」를 꾀하고, 현정부출범 이후 독자노선을 걷고 있는 KIDP를 「분할·통치」하려 한다는 뒷얘기도 무성하다.

특히 교육부 등은 KIDP의 진흥 교육 연구 등의 기능이 분리될 경우 구심점과 업무연계성을 잃어 디자인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자인업계는 영역별로 자기주장이 강하고 독립적인 성향이 짙어 기구를 분리할 경우 부작용이 더욱 커진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구공산권국가들이 공산통치시절 정부가 디자인연구원을 운영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국가가 연구기능은 민간에 맡기고 있다고 주장하며 민간의 창의성이 우선돼야 하는 디자인연구는 민간에 맡기고 정부는 KIDP 등을 통해 지원기능에 충실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처럼 사사건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KIDP개편안에 대해 경제차관회의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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