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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첨단기술 상용화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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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첨단기술 상용화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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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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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쟁 이기자” 자동차사·중기 등에 기술이전/경제가치 연 16억불… 일자리·신상품 창출 큰 효과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산업의 민영화와 함께 자체 개발한 기술의 민간이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사는 첨단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하는데 전체예산의 10%이상을 할애하고 있다. 우주산업의 주된 관심사가 군사용에서 상업용으로 발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있는 나사 마셜우주비행센터(MSFC)는 미국 남동부 지역의 민간기업을 상대로 기술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유럽부흥계획인 「마셜플랜」으로 유명한 전 미 국무장관 조지 마셜의 이름을 딴 이 연구소는 넓은 목화밭과 소 방목장의 한 가운데 서있다. 마셜센터는 겉만보면 그저그런 건물같지만 로켓연구에 관한 한 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하며 3,000명이 넘는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인류최초로 달을 정복한 「아폴로 프로그램」도 마셜센터에서 주관했다. 마셜센터는 아폴로 우주선 발사용 로켓을 개발한 베르너 폰 브라운박사의 영원한 고향이기도 하다. 인기배우 톰 행크스가 출연한 영화 「아폴로 13호」의 주무대도 바로 이곳이다.

마셜센터의 테크놀로지 트랜스퍼 사무실은 기술이전 본부다. 앨라배마, 플로리다, 조지아, 켄터키, 미시시피, 노스 캐롤라이나, 사우스 캐롤라이나, 테네시등 남동부 8개주가 담당구역이다.

이 지역에는 마셜센터 외에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플로리다), 스테니스 스페이스 센터(미시시피) 등 두센터의 나사 연구소가 더 있다. 미 전역에 퍼져 있는 나사 연구소 10개 가운데 3개가 모여 있는 이 지역은 우주항공 연구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마셜센터의 앨 조던(32) 마케팅 매니저는 『앨라배마주에서만 지난해 2,400건의 기술이전 상담을 했다』며 『이는 89년의 27건에 비해 무려 100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라고 말했다.

나사는 60년대초부터 부분적으로 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해 왔다. 하지만 각 연구소마다 일정기준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기술이전을 해온데다 절차마저 복잡해 그 규모는 보잘 것 없었다.

그러나 93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사가 개발한 첨단기술을 민간기업에 적극 제공해야 한다』는 요지의 정책을 발표한 게 계기였다. 나사는 이후 전직원에게 기술이전 교육을 하고 있으며 모든 연구활동을 민간이전과 연계시키는 등 기술의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다.

나사는 또 미 전역을 서부, 중부내륙, 중서부, 남동부 등 6개권역으로 나눈뒤 각각 기술이전 전담부서를 설치했다. 6개 권역은 최소 1개의 나사 연구소를 끼고 있다.

조던 매니저는 『나사가 93년 가을부터 올 10월까지 3년동안 민간기업에 기술을 이전한 결과 미 전역에서 1만6,3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며 『이중 4,000여개는 최근 6개월동안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나사의 기술이전으로 새로 생겨난 상품은 938개에 달하며 이중 200여개는 최근 6개월동안 개발됐다고 덧붙였다. 나사가 민간에 이전한 기술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매년 16억달러에 달한다. 나사의 기술지원을 받은 미국기업은 5,600개가 넘는다.

그는 이어 앨라배마주가 속해 있는 남동부 지역이 6개 권역중에서도 기술이전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와 신상품은 각각 8,404개와 587개로 전체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며, 경제적 가치도 7억5,200만달러로 절반가까이 된다.

특히 인구 16만명의 중소도시인 헌츠빌에서는 나사 덕분에 지난 한해에만 75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다. 마셜센터의 로버트 맥날리 기술이전 책임자는 『헌츠빌에는 컴퓨터등 첨단분야 기업이 160개를 넘는다. 이들 대부분은 우리의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헌츠빌의 특수성을 설명했다.

나사가 민간기업에 제공하는 기술과 이를 이용하는 기업은 매우 다양하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빅3」에게는 신소재와 세라믹 엔진 등에 관한 기술자문을 하고 있다. 보잉 등 항공기제조업체와의 기술협력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나사의 주고객은 직원 50명내외, 연 매출액이 500만달러 정도인 중소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나사에서 근무했거나 아니면 한 분야에 10년이상 종사한 중견기업인들이 경영을 맡고 있다.

이들은 의료기기, 트랙터, 음식포장, 의류, 부식방지, 보온장치 등 실생활에 필요한 상품에 나사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신소재·정보통신 등 이전기술 다양/우주선 단열재 도시락 산업 응용도

미 항공우주국(NASA)이 민간에 이전하려는 기술은 신소재, 금속, 비금속, 시뮬레이션, 정보통신, 광학, 로봇, 구조역학, 태양에너지, 자동제어, 열역학, 용접, 단열재 등 무궁무진하다.

우주왕복선의 외부연료탱크에 사용된 단열재는 도시락산업에서 응용되고 있다. 이 단열재는 음식을 12시간 동안 처음 조리된 상태로 유지해준다.

로켓 발사추진기에 사용된 고압호스는 항공기, 대형선박 등의 페인트 제거에 활용된다. 한 정유회사는 나사가 개발한 이미징 테크놀로지를 이용, 지하의 원유를 뽑아내는 작업을 촉진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무중력 상태에서의 심장박동을 측정하는 기계는 병원에서 심장병 환자의 건강상태를 점검하는데 활용된다. 지구궤도를 벗어나 활동할 우주비행사의 건강체크를 위해 나사가 70년대부터 뛰어든 원격의료 기술도 민간에속속 이전되고 있다. 우주인을 위해 개발된 영양식도 이미 영양제 등에 활용되고 있다.

한편 최근 헌츠빌의 플라즈마사는 나사의 복합재료를 이용, 부식방지 물질을 개발했다. 미국은 금속 등의 부식으로 매년 800억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어 이 물질의 실용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인터뷰/마셜우주비행센터 로버트 맥날리 박사/“기업 직접 찾아다니며 공격적 기술이전/중기에 특히 많은 배려… 품질개선 도움”

미 항공우주국(NASA) 마셜우주비행센터(MSFC)의 기술이전 책임자인 로버트 맥날리 박사(58)는 『나사가 개발한 기술은 의식주 등 실생활 전반에 모두 활용할 수 있다』며 『민간에 대한 기술이전은 미국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맥날리 박사는 『나사는 고객을 기다리던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기업을 직접 찾아나서며 공격적 기술이전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마셜센터에는 5명의 전담요원들이 주·시정부 등을 대상으로 수시로 기술이전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또 기술이전을 담은 홍보책자를 기업에 무료로 배포하는 한편, 기술이전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에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 가장 적합한 기술을 선정해주고 있다.

그는 『기술이전 상담을 거친 기업의 90%는 기술을 실제 생산현장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이중 대부분은 품질개선에 도움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자랑했다. 또 508개의 기업을 조사한 결과 95%가 기술적 문제에 직면할 경우 나사의 도움을 받겠다고 응답할만큼 미국기업의 나사에 대한 믿음은 뿌리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나사는 중소기업에 특히 많은 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과는 이미 대형 프로젝트에서 공동연구를 하고 있고 또 대기업은 연구개발에 엄청난 돈을 투자할 여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 분야에 보통 10년이상 매달린 중소기업은 그동안의 경험에다 나사의 첨단기술을 접목할 경우 획기적인 상품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이전 절차에 대해 『문의가 있을 경우 모든 절차는 기업의 편의에 따라 이루어진다』며 『기술이전은 기본적으로 미국 기업에 한하지만 외국기업도 법적절차를 밟을 경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기술을 이전받은 기업은 정부에 일정액의 수수료와 세금을 내게 되지만 액수는 기업이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헌츠빌(앨라배마주)=이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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