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 월북 도우려 인원 속여·광어같은 고급음식 없으리라 생각·전향여부 남측 시키는대로 하겠다·남 신형무기 북엔 「사상」 무기이광수/“정찰조 3명 귀환 도와라” 지시받아·김정일 지시로 지휘관 삐삐 지급곽경일▷이광수 회견내용◁
―위장자수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먹을 것을 구하러 민가로 내려갔다가 잡혔다. 잠수함 내부 기압때문에 두통과 소화불량에 시달려 식사를 제대로 못했다. 외딴집을 발견해 길가에서 기다리던 중 주인내외가 나타나자 「물좀먹자」고 하면서 말을 붙여 대화가 길어졌다. 내외가 나를 경계한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신고할 줄은 몰랐다. 집집마다 전화기가 있는 줄 몰랐다』
―체포직후 제일 먼저 광어회가 먹고 싶다고 말한 이유는.
『북에서 해군에 근무하면서 광어를 많이 잡아 먹었다. 체포됐을 때 「남한같이 못사는 나라에 어디 광어같은 고급음식이 있겠는가」라는 생각에 광어회를 먹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 침투인원이 10여명이라고 줄여 말한 이유는.
『승조원들은 포위망을 피해 월북을 못하더라도 정찰조는 하루면 도주할 수 있다는 생각에 침투인원을 속였다. 해상처장 부처장도 월북할 틈을 주기 위해 말하지 않았다』
―18일 청학산에서 발견된 11명은 누가 살해한 것으로 보나.
『침투조가 남한에서 자폭했을 경우 북의 가족들은 행복을 누리게 되고 자폭한 군인은 영웅대접을 받는다. 또 남한에 침투했다 잡히면 비밀은 다 뽑아간 뒤 결국은 죽인다고 교육 받았기 때문에 해상처장이 「포위됐으니 함께 죽자」고 한마디만 했다면 함장이나 정찰조장은 거역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남한의 군사시설에 대한 정보는 어떤 방법으로 구하나.
『남한의 통신, 방송을 기본으로 하고 사람이 (남으로)내려가 직접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잠수함 침투가 이전에도 세차례나 있었다는데.
『정찰활동은 기밀사항이라 잘 모른다. 소문으로 그런 말을 들었다』
―민간인을 해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나.
『내가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해치는 것은 기본이다. 체포될 때도 권총은 장전된 상태였다』
―북한의 도발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전쟁이 나면 북한이 꼭 이긴다는 승리에 대한 확신 때문이다. 남한에는 각종 신형무기가 있지만 북한에는 철저히 교육된 「사상」이라는 무기가 있다. 명령만 내리면 육탄으로 돌격하겠다는 부대도 있고 인민들 사이에는 「지든 이기든 빨리 싸움을 하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남한을 직접 보고 느낀 소감은.
『광고와 일상용어에 미국말이 많이 등장하는 것은 못마땅하다. 하지만 생활수준은 듣던 바와 전혀 딴판이다. 북한은 상대도 안된다. 서울의 한 가정을 방문하고 그들에게 커다란 죄를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조선 인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전향의사가 있는가.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하겠다』
▷곽경일 회견내용◁
―잠수함의 남한 침투사실을 어떻게 알게 됐나.
『지난달 25일 병사들의 외출 금지지시와 함께 소대 보위지도원으로부터 『잠수함 1척이 강릉앞바다에서 폭탄을 맞았는지 깨졌다』는 말을 들었다. 또 지난 6일 소대장이 대원들에게 「잠수함에 탄 정찰조원 3명이 복귀할 예정이니 사격하지 말고 무사히 귀환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지시도 했다』
―탈출당시 상황은.
『지난 12일 하오 9시께 잠복근무를 하고 있던중 평소 잦은 작업으로 잠이 부족한 동료들에게 자라고 한 뒤 전화선을 끊고 수류탄과 실탄을 절취, 탈출했다. 그러나 3시간뒤부터 추격을 받았다. 13일 상오 비무장지대의 중간지점에서 잠을 자다 깨어보니 북의 정찰중대원 3명이 보였다. 수류탄을 던지며 1시간동안 교전하다 다리에 부상을 당했다. 한참동안 북측동향을 살피다 국군초소가 보이는 지점에서 총을 발사, 위치를 알리고 귀순의사를 밝혔다』
―귀순동기는.
『지난해 6월 휴가후 부대원들의 선물로 가스라이터와 볼펜을 샀는데 이 물건이 중국을 통해 반입된 남한물건으로 밝혀져 정치국 보위부에 불려가 취조를 받았다. 이 때문에 입당이 보류되고 승진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군에서는 현역 하사관이 연애하는 것이 금지돼 있는데 94년부터 여자와 교제한 사실이 보위부 감시망에 걸렸고 최근 애인이 임신한 사실까지 적발됐다』
―북한군의 초급지휘관에게 무선호출기가 지급된 이유와 용도는.
『현대전은 전자전이라는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일선 부대 중대장이상에게 지급됐다. 전시에 지휘신호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도청을 방지하기 위해 주로 관측과 수색정찰조에 이용된다』
―북한군내 식량사정은.
『후방 민간인들이 딱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민경대대는 주식과 부식량 등 보급사정이 원활해 배고품을 몰랐다』<박진용·김정곤 기자>박진용·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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