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수사권 싸고 야 공조 “삐걱”/“안보 무시 94년 개정 개악”/자민련 행보에 이상징후/JP비서실장 “사전교감” 분석자민련 이동복 의원이 28일 「원칙적」이라는 단서를 붙여 안기부의 대공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정가에 미묘한 반향을 낳고있다. 정가에서는 「여당에 대한 의사타진」 「야권공조의 분열조짐」 등의 갖가지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이의원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94년 1월 안기부법 개정은 우리나라 안보현실을 도외시한 잘못된 것이었다』면서 『이는 당시 사상적으로 불투명한 인적요소들이 그릇된 안보관에 근거, 안기부법의 개악을 밀어부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금도 마찬가지로 그때 우리의 안보상황에서도 소위 「찬양·고무죄」와 「불고지죄」에 대한 안기부 수사권은 필요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의원은 『안기부법을 개정하려면 정부·여당내에 잠복해 있는 불순한 인적요소들을 먼저 정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이같은 주장과는 달리 정가일각에서는 이의원 발언배경을 놓고 구구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그가 비서실장으로 모시고 있는 JP가 최근 이수성 총리와 골프회동을 갖는 등 자민련 행보에 이상징후가 겹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야 3당은 이날 이의원 발언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우선 신한국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의원이 안기부법 개정에 긍정적인 인식을 보인데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반겼다. 특히 신한국당은 그가 김종필 자민련총재의 비서실장이라는 점을 중시, 김총재와 사전교감아래 나온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가주변에서는 이의원이 최근 이홍구 신한국당대표와 접촉을 가진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이날 발언도 자민련의 물밑움직임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대표는 이의원과의 접촉이 「단순한 개인적 친교모임」이었다고 말한바 있다.
국민회의측은 이의원이 발언하기앞서 일부 문구수정을 요청했으나 그가 『원론적인 사견인데다 일부 문구를 삭제할 경우 오히려 더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의원의 이날 발언은 앞으로 야권공조 등 정국추이에 적잖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홍윤오 기자>홍윤오>
◎이동복 의원 발언 요지
작금의 안기부법 개정논의에도 그나름대로 일면의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94년 1월에 이뤄진 안기부법 개정이 우리나라의 안보현실을 도외시한 잘못된 것이었다. 그 당시 정부·여당의 핵심부에 포진하고 있던 사상적으로 불투명한 인적 요소들이 그릇된 안보관에 근거하여 안기부법 개악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3년반동안 대통령의 측근과 주변에서 대통령의 안보관 대북관 통일관을 오도하여 정부의 대북 통일 안보정책 혼선과 난맥상을 초래했을 뿐아니라 국민의 의식구조속에서 피아식별기능을 마비시키고 대공수사기능을 약화시킨 장본인이다. 이같은 상황의 시정없이 안기부법만 고친다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이다. 따라서 안기부법을 개정하려면 정부·여당내에 잠복해있는 불순한 인적요소들을 정리하는 일이 선행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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