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짓수는 많은데 보관은 어려운게 우리의 음식이다. 이 전근대적인 먹거리습관을 고쳐보려던 여러 시도―주문 및 표준식단제 등이 무산된데 이어 이번에는 전국에 음식물쓰레기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환경부는 물론이고 학계에서마저 문제의 심각성과 대책의 절박성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문제는 우리생활 주변의 쓰레기 가운데 쌀, 보리 등 곡물류 음식쓰레기가 더 늘고 있는데 있다. 환경부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매일 배출되는 음식쓰레기는 1만8천톤, 전체 쓰레기의 38%에 해당한다. 이중 버린 「밥」의 비율이 19%로 그렇게 캠페인을 했는데도 지난해보다 도리어 0.8%나 늘었다. 이중에서 가정배출은 5.9%에 지나지 않으나 음식점에서 27%, 집단급식소에서 25%를 차지하고 있어 연간 3조원의 자원낭비를 빚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의 음식이 다른 나라에 비해 물기가 많고 보관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불필요하게 많은 가짓수의 식단전통이 음식물쓰레기의 양산을 지속케 한 근본원인이다. 여기에다 좀 살게됐다고 등한해진 「아끼기」 풍조가 사라진 것도 한몫했다.
매일 버려지는 1만8천톤의 음식 쓰레기는 우선 엄청난 자원의 낭비다. 낭비일 뿐 아니라 버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악취 등 환경문제, 이것을 수송·처리하기 위해 드는 비용까지 합치면 어처구니없는 비용을 각 가정이나 업소의 무신경과 소홀함으로 인해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이같은 잘못된 행태의 개선 필요성이 절실하다. 이를 위한 여러 의견중엔 우리도 외국처럼 적은 양을 기본으로 하여 더 필요할 경우 추가로 제공하는 방식과 차제에 밥만은 자신이 알맞은 양만큼을 떠먹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음식을 먹는 사람의 습관에 달렸다. 되도록 양에 맞춰 주문하고, 주문한 것을 되도록 모두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쩔 수 없이 버려진 밥쓰레기에 대한 재활용 방안도 강구되지 않으면 안된다. 많은 나라에서는 이를 가축사료와 농가비료로 충분히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는 활용방안조차 없다.
쓰레기종량제 실시는 전체쓰레기 양의 30% 감소라는 효과 외에도 분리수거로 인한 수익증가 등을 가져왔지만 음식쓰레기에는 소용이 없었다.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은 습기있는 쓰레기의 침출물시비로 말썽을 빚고 있는 쓰레기 매립장과의 문제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가 있다. 2020년엔 세계적인 식량부족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학자들의 공통된 예측이다. 절약과 자원낭비 해소 및 환경보존 차원에서라도 쉽게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 대책이 절실하다. 당국의 실현성 있는 방안과 가정의 협조만이 쓰레기비상을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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