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좌파 변신·반독재 지지 못얻어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 지도자 다니엘 오르테가 전 대통령(50)이 니카라과 대선에서 패배한 배경에 대해 중남미 전문가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남미 좌익 민족주의 세력이 새로운 정치적 환경속에서 정치적 좌표를 설정하는 데 겪는 고민을 단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오르테가는 선거(20일) 유세중 자신을 좌익 혁명가에서 유럽식 사회민주주의자로 바꾸는 대도박을 감행했다. 그러나 38%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쳐 우파 아르놀도 알레만 자유동맹(LA)후보에 10% 이상 뒤졌다. 이것은 자신이 90년 비올레타 차모로 현대통령과 경합해 얻었던 41%에 비해 오히려 떨어진 수치다.
중도좌파로의 이념적 변신에도 불구하고 오르테가가 패배한 것은 무엇보다 주적인 「우익 군부독재정권」의 부재로 집약된다. 79년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정권의 전복으로 FSLN은 역설적으로 자신의 지지기반이었던 반독재 국민정서를 희석시켰다는 분석이다. 이것은 오르테가가 알레만의 과거 친소모사 성향을 부각시켜 『소모사 정권 부활 위험』을 경고했으나 호응을 얻지 못한 데서 잘 드러난다.
오르테가가 중도좌파로의 환골탈태를 시도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인식한 생존전략이었다. 그러나 변신은 79∼90년 산디니스타 정권이 강행한 사유재산 국유화 정책으로의 복귀 가능성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극복하지 못했다.
오르테가의 실패한 도박은 그의 정치생명 위협과 함께 FSLN 내분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FSLN내 극좌파는 『오르테가가 이념적 정통성을 와해시켰다』며 내년 전당대회에서 그에게 도전하기 위해 세결집을 시도하고 있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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